[자립형 지역공동체사업-지역경제 활로 찾는다] (8) 우수 정보화마을 충남 아산 ‘기쁨두배마을’ ‘내이랑마을’

[자립형 지역공동체사업-지역경제 활로 찾는다] (8) 우수 정보화마을 충남 아산 ‘기쁨두배마을’ ‘내이랑마을’

입력 2010-09-06 00:00
수정 2010-09-06 01:0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특산품 온라인 판매·체험 관광… 명품마을 ‘클릭’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미래 선진 농어촌 모델로 정보화마을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상지역은 정보화 소외지역인 농촌·어촌·산촌지역 중 주민 참여의식과 발전 가능성이 높은 마을을 우선 선정해 지원해 왔다. 2001년 24개 시범마을 조성을 시작으로 현재 363개의 정보화마을이 조성됐다. 마을에 정보센터를 마련해 문화격차가 해소되고 활발한 자치회를 통해 지역공동체 의식이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주말 우수 정보화마을로 선정된 충남 아산의 ‘기쁨두배마을’과 ‘내이랑마을’을 다녀왔다.
이미지 확대
충남 아산 ‘기쁨두배마을’ 주민대표들이 특산물인 배 출하와 관련 회의를 마치고 마을정보센터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충남 아산 ‘기쁨두배마을’ 주민대표들이 특산물인 배 출하와 관련 회의를 마치고 마을정보센터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남짓 거리에 위치한 ‘기쁨두배마을’. 주변은 공단부지로 수용돼 각종 건물이 들어서기 위한 터 파기 공사가 한창이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뒤로 하고 조금 더 차를 몰고 들어가면 넓은 배밭 가운데 기쁨두배마을이란 이정표가 나온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충남 아산시 둔포면 석곡리이다. 전체 58가구 중 30가구가 과수(배) 농가이다. 이 마을은 2003년 정보화마을로 지정됐다. 마을 한가운데 들어서면 정보화회관과 농촌 체험장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회관에서는 마침 수익사업으로 벌이는 오토캠핑장 운영과 출하를 앞둔 배 판매를 놓고 주민대표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이 마을의 최고 자랑거리는 배나무다.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배가 한 해 1000t가량 생산된다. 특히 배맛이 좋을뿐더러 봄이면 하얀 배꽃으로 마을 전체가 뒤덮인다.

마을 운영위원장인 한상호(55)씨는 “정보화마을 조성 당시 정부로부터 9000여만원을 지원받았다.”면서 “이후 시설비용이 모자라 마을주민 18명이 900만원을 출자해서 정보화마을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기쁨두배마을이란 브랜드는 전자상거래를 위해 주민에게 상금을 내걸고 공모한 이름이란다. 처음에는 온라인 판매는 상상도 못했지만 이젠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온라인상에서 마을 홈페이지(http://asan.invil.org/)를 보고 농촌체험 관광을 오는 사람들도 봇물을 이룬다. 특히 주말에는 150명 가까이 찾아와 동네가 외지인들로 북적인다.

2007년 조성한 오토캠핑장(이용료 1만 5000원)도 인기다. 마을에는 명산이나 계곡도 없지만 마을주민들이 나서서 음식을 나누고 인정을 베풀어 한 번 찾은 사람이 또 찾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미지 확대
내이랑마을 정보화센터에서 부녀회원들이 정보화교육을 받고 있다.
내이랑마을 정보화센터에서 부녀회원들이 정보화교육을 받고 있다.


정보화마을로 지정되면서 홈페이지에 주변 명소와 음식점까지 상세히 소개되면서 기쁨두배 마을은 유명해졌다.

기쁨두배마을에서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내이랑마을 역시 자연자원은 빈약하기 그지없다. 앞에는 삽교천으로 나가는 큰 도로가 나있고, 마을을 휘감고 수없이 많은 전신주들이 서 있다.

이런 곳에 외지사람들이 모여든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마을을 둘러보고 나서야 궁금증이 해소됐다. 천혜의 관광자원은 없지만 마을사람들이 노력해서 명품마을로 만든 것이다. 그 축에는 정보화라는 매개체가 큰 역할을 했다.

이 마을은 2005년에 정보화마을로 지정됐다. 정보화교육을 통해 성공한 마을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정보화교육장이 마련되고부터 주민들이 한덩어리로 뭉치게 됐다. 마을소득을 높이기 위해 농사방법을 유기농법으로 바꿔 유명한 유기농마을로 탈바꿈했다.

내이랑마을(http://e-rang.invil.org/)의 성공은 신상품 개발에 주민이 적극 참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유기농 쌀과 뽕잎을 갈아 넣은 반죽에 골담초 등 야생화가 들어간 화전과 유기농 토마토, 오디, 뽕잎 인절미, 웰빙 팥빙수 등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마을의 ‘대보름 축제’도 온라인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함으로써, 농촌체험마을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

달기농장 박응서(여·52)씨는 “최근 2개월 동안 인터넷 홈피를 통해 토마토즙 1000만원어치를 주문받았다.”면서 “앞으로 홈피를 더욱 활성화시켜 자연 출하량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을사람들의 아이디어로 조성된 ‘내이랑 농촌체험 박물관’도 인기다. 집안에서 나뒹굴던 농기구와 옛 소품들을 한데 모아 박물관으로 꾸민 것인데 탐방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내이랑마을은 볼거리가 없는 핸디캡을 축제와 신상품 개발, 그리고 전자상거래로 활로를 개척한 사례로 주목을 끈다. 관광자원 없이도 정보화교육을 활용해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고, 높은 수익도 올리는 내이랑마을의 사례는 성공한 정보화마을로 귀감이 될 만하다.

글 사진 아산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2010-09-06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