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키우기 정말 쉬워졌네! 봉투·캔에 물만 주면 ‘활짝’

꽃 키우기 정말 쉬워졌네! 봉투·캔에 물만 주면 ‘활짝’

입력 2011-05-25 00:00
업데이트 2011-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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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미래’ 보여준 16회 한국고양꽃전시회

“봉투에 물만 넣으면 꽃이 피고 콩이 자라면서 내 이름이 새겨져 나온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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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경기 고양시 장항동에서 열린 고양꽃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형형색색의 꽃을 구경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지난 15일 경기 고양시 장항동에서 열린 고양꽃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형형색색의 꽃을 구경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지난 15일 경기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막을 내린 한국고양꽃전시회에서 만난 김모(46·여)씨는 귀찮게만 여겼던 꽃 키우기가 아주 쉬워졌다고 감탄했다. 평소 꽃을 키울 때 물을 주다가 넘쳐 바닥에 흐르는 경우가 많아 불편했다는 그가 가장 신기해한 것은 ‘플라워백’이다. 종이 봉투를 열고 물을 주면 식물들이 자란다. 썩지 않는 배양토를 넣어 물을 다소 많이 주어도 흘러내릴 염려가 없다. ‘플라워캔’은 캔 안에 미모사, 허브, 방울토마토, 해바라기 등의 씨가 각각 담겨 있다. 원할 때 캔을 따고 물을 주면 새싹과 함께 콩이 자라면서 자신이 주문할 때 원했던 글씨가 드러나고, 이후에는 해당 식물이 크게 된다. 역시 썩지 않는 배양토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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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6회를 맞은 고양꽃전시회의 특징적인 부분은 실용적인 관점에서 꽃을 접근한 것. 단지 꽃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기보다 일반인들이 좀 더 쉽게 꽃이나 분재를 구매하고, 편하게 기를 수 있도록 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에코분’은 화분의 구멍에 물을 주면 관을 통해 물이 화분 밑으로 내려가게 된다. 이후 흙에 달아 놓은 심지가 토양으로 물을 흡수하는 구조를 적용했다. 화분 밑에 물 배출 구멍이 없으니 물이 흘러나갈 이유가 없다. 더 나아가 물을 주는 시기까지 알려주는 수분 측정기도 등장했다. 화분에 꽂아놓으면 수분량을 체크하고 물을 주는 시기를 점멸 램프를 통해 알려준다.

김씨는 “꽃을 편리하게 키우는 방법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면서 “꽃을 좋아하면 서도 불편해서 꽃 키우기를 단념했었는데 오늘은 주위에 나누어 줄 것까지 플라워백 몇 개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유통 부문에서 눈에 띈 것은 ‘꽃 자판기’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부러 꽃집에 가야만 꽃을 구매할 수 있었지만 마트나 길거리 등에서도 쉽게 살 수 있도록 자판기를 설치했다. 꽃이 기호품이어서 충동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꽃봉오리가 생겼거나 활짝 핀 꽃이 담긴 화분은 개당 1만원 정도로 플라스틱 용기에 손잡이까지 달려 있어 자판기에서 구매한 후 그대로 들고 갈 수 있도록 했다.

식물재배용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해 채소를 수경재배하는 가정용 식물공장은 이제 10만원대면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청경채, 고추, 겨자채, 방울토마토, 케일, 상추, 허브 등을 재배할 수 있다.

꽃으로 만든 아로마 역시 그 범위가 넓어졌다. 소나무 향은 집중력과 냄새제거에, 유칼립투스 향은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에, 만다린 향은 불면증과 소화불량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 민트, 라벤더, 로즈메리, 바이올렛, 티트리, 샌들우드 등 ‘향기 치료’가 가능한 식물은 계속 늘고 있다. 화훼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 원전 사고로 방사성물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체르노빌 원전사고 때 해바라기로 오염을 정화했던 사례가 알려지면서 꽃의 효능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꽃은 예술로 발전하고 있다. 꽃을 말려 붙여 그림으로 만드는 ‘압화’는 단순 그림에서 병풍, 가구 그림, 액세서리 등으로 변신하고 있다.

고양꽃전시회장 내에서 함께 열린 고양세계압화공예대전에는 전 세계에서 400여점이 출품됐고 종합대상은 김영란 작가의 병풍인 ‘한국호랑이 이야기’가 선정됐다. 2008년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와 함께 소유스 호를 타고 우주를 다녀온 멸종 위기의 토종란 ‘진도석곡’은 유전자 이상이 생기면서 돌연변이 현상을 일으켜 희귀란이 되었다. ‘소연란’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 난은 잎 가운데가 황금색을 띠는데 많은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정부 관계자는 “꽃의 미래는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결국 소비자들이 꽃을 일상에서 쉽게 접하고 편리하게 키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정부도 여러 방면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2011-05-25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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