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다큐 줌인] 단전호흡·다도·템플스테이… 영혼의 쉼터 찾는 사람들

[포토 다큐 줌인] 단전호흡·다도·템플스테이… 영혼의 쉼터 찾는 사람들

입력 2011-12-10 00:00
수정 2011-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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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짐은 잠시 내려 놓으셔도 좋습니다

빠른 속도의 문명에 휩쓸려 평생 일탈을 모르고 앞만 보고 살아가는 현대인들.

자칫 도시 생활에 매몰돼 살아가다 보면 자기의 삶에 무감각해지고 스트레스로 몸이 상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육체적 쉼을 넘어서 영혼의 휴식을 위한 쉼터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단전호흡 - 완벽주의자도 완전 무장해제

석문호흡(石門呼吸)을 시작한 지 5년째인 안화영(31)씨는 이른 새벽부터 느린 날숨과 들숨을 내쉬며 명상 삼매경에 빠져 있다. 어릴 적부터 ‘착한 딸’ ‘모범생’ 소리를 듣고 자란 그녀는 직장에서도 빈틈을 보이지 않는 완벽주의자. 지나치리만큼 항상 남을 의식하다 보니 소화불량과 두통을 끼고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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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문호흡을 하는 직장인과 시민들이 전남 담양의 대나무 숲에서 세상의 모든 번뇌와 고민을 내려놓고 명상의 세계로 찾아드는 모습이 보는 사람에게 편안함을 준다. 긴장과 스트레스로 말도 못 하고 숨이 꼴딱꼴딱 넘어갈 것 같은 때 이렇게 다 내려놓고 가만히 앉아 자신의 호흡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게 편안해진다.
석문호흡을 하는 직장인과 시민들이 전남 담양의 대나무 숲에서 세상의 모든 번뇌와 고민을 내려놓고 명상의 세계로 찾아드는 모습이 보는 사람에게 편안함을 준다. 긴장과 스트레스로 말도 못 하고 숨이 꼴딱꼴딱 넘어갈 것 같은 때 이렇게 다 내려놓고 가만히 앉아 자신의 호흡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게 편안해진다.
“친구 소개로 입문한 호흡 수련으로 이제껏 방전돼 있던 몸에 충전 잭을 꼽은 것 같은 효과가 왔어요.”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석문호흡은 석문혈(배꼽 아래 5㎝가량)을 단전의 중심으로 삼아 진기(眞氣)를 연마하는 단전호흡법이다. 안씨는 “생활 속에서 도를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수련법”이라고 극찬한다.

#다도 - 우러나오는 느림의 미학을 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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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로-차를 따르고 마지막에 떨어지는 차 방울. 내 몸의 신호에 관심을 갖는 데 차만 한 것이 없다. 내 몸에 맞는 차 한 잔을 통해 마음은 쉬어 갈 수 있고, 몸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옥로-차를 따르고 마지막에 떨어지는 차 방울. 내 몸의 신호에 관심을 갖는 데 차만 한 것이 없다. 내 몸에 맞는 차 한 잔을 통해 마음은 쉬어 갈 수 있고, 몸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차 한 잔을 통해 느림의 미학을 느껴 보는 ‘다도(茶道)’. 김광숙(46)씨는 느릿느릿 우러나는 다채로운 색과 향내를 만끽하면서 하루의 쉼표를 찍는다. “육식을 주로 하는 식습관으로 인해 생긴 혈관 내 노폐물을 가시게 해 줍니다.” 그녀는 현재 10년 이상 복용하던 고혈압 약을 끊고 차를 마시며 혈압을 조절하고 있다.

#템플스테이 - 현실 번뇌 벗고 ‘참의 나’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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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가까운 서울 종로구 금선사. 이곳 템플스테이에 참석해 발우공양, 예불, 나를 닦는 108배, 삼각산 산행, 큰스님과의 다담 등을 통해 마음을 안정시키는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도심에서 가까운 서울 종로구 금선사. 이곳 템플스테이에 참석해 발우공양, 예불, 나를 닦는 108배, 삼각산 산행, 큰스님과의 다담 등을 통해 마음을 안정시키는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오염된 심신에 자연과 불법(佛法)의 청명을 심는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는 직장인들을 찾았다.

서울 도심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금선사. 어디선가 들리는 염불 외는 소리가 겨울의 길목에 들어선 산사의 앞마당을 메우고 있다. ‘나는 쉬고 싶다’는 주제로 열리는 2박 3일간의 템플스테이는 참선, 108배 등 기존 프로그램 외에 스님의 예불 강의, 주지 스님과 차를 나누며 담소하는 다담(茶談), 북한산길 포행(布行·천천히 걸으며 하는 참선 수행), 탁족(濯足·계곡물에 발 담그기), 반석 위의 달맞이 프로그램 등으로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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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속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은 내장 마사지가 돼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는 기능을 한다. 서울역에 위치한 한국웃음치료협회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이 강의를 들으며 밝게 웃고 있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은 내장 마사지가 돼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는 기능을 한다. 서울역에 위치한 한국웃음치료협회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이 강의를 들으며 밝게 웃고 있다.


“‘참나’를 만나 보셨나요.” 올해 수능을 본 고3 수험생 엄마인 정미주(49)씨는 “집착했던 마음에서 한 걸음 멀어져 ‘비움의 시간’을 갖는 기회였다.”고 기자의 질문에 대답했다. 주지인 법안(法眼) 스님은 “도시인들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지친 마음을 치유할 수 있어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느리게, 천천히, 여유롭게, 한가하게 둘러보며, 만만디 걸어가다 보면 비로소 꽃이 피고 새가 웁니다.’

이원규 시인의 ‘느림의 미학’이란 시의 첫 구절이다. 시인은 “느림은 개개인의 인간적인 삶을 위해 반드시 실천돼야 할 과제”라고 전한다.

그가 던져 준 메시지처럼 이제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빨리빨리’의 생활과 일상에서 벗어나 보자. 생활 속에서 느림과 비움의 미학을 직접 실천하고 체험하기를 권해 본다.

글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2011-12-1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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