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이슈] “10년간 곡물값 40% 오를 듯” OECD·FAO

[월드이슈] “10년간 곡물값 40% 오를 듯” OECD·FAO

입력 2010-07-24 00:00
수정 2010-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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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2008년,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났던 식량 폭동의 악몽이 앞으로도 재연될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내놓은 ‘2010~2019년 농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간 식량 가격은 식량 위기 당시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6년 말 곡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곡물값이 오르자 식량 생산국이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 이후 2년간 가격이 급등하는 악순환이 일어났다. 당시 ‘식량 안보’ 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됐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위기감은 희석됐다. 그러나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수요가 증가, 농산물 가격은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FAO 등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앞으로 10년간 곡물값이 1997~2006년에 비해 10~20% 오를 것으로 예측했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서는 인상률을 수정, 15~40%로 훨씬 높게 잡았다. 주요 요인은 원유가격 상승과 개발도상국의 인구 증가이다. 특히 비료 생산을 위해 에너지를 많이 쓰는 유럽의 곡물가 인상률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개도국의 경우 인구가 늘어나긴 하지만 동시에 세계 식량 생산 기지로 부상할 것 같다. 2019년 세계 평균 농업생산성 증가율이 22%로 추산되는 가운데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4개국의 성장률은 27%에 달할 것으로 FAO는 전망했다. 반면 OECD 회원국은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0%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FAO 보고서는 “2019년까지 식량 가격이 높지만 안정세를 지킬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이상 기후가 곡물 생산과 유통의 불안정성을 가져올 수 있는 변수라고 경고했다. 기후적 요소에 따른 곡물 수급의 위기는 FAO뿐만 아니라 싱크탱크들도 신경쓰는 대목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5월 내놓은 2010년 하반기 곡물시장 전망에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 상승이 예상될 뿐만 아니라 이상 기온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면서 농작물 생산이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때문에 중국 등 주요 곡물 생산국의 올해 생산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10-07-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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