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시야는 넓게, 일은 탄탄하게”

李대통령 “시야는 넓게, 일은 탄탄하게”

입력 2010-01-04 00:00
수정 2010-01-0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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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4일 신년 국정연설은 집권 3년차를 맞는 새 정부의 각오와 새해 국정구상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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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
연합뉴스
지난해 선제적인 비상경제정부체제 구축에 힘입어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제위기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국민적 저력을 토대로 올해는 ‘더 큰 대한민국’의 길을 열겠다는 게 핵심 메시지다.

 특히 이 대통령은 올해를 ‘임기 중반을 통과하는 해’라고 규정한 뒤 일로영일(一勞永逸)의 자세로 일하겠다고 강조했다.일로영일은 ‘지금의 노고를 통해 이후 오랫동안 안락을 누린다’는 뜻으로,청와대가 올해를 상징하는 화두로 선정한 사자성어다집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국정장악력이 떨어지고 일찌감치 차기 대선모드로 접어들었던 과거 정권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우선 새해 국정운영 방향과 관련해 글로벌 외교 강화,경제활력 및 선진화개혁,친서민 중도실용 등 3가지 화두를 던진 뒤 5대 핵심과제로 ▲경제회생 ▲교육개혁 ▲지역발전 ▲정치선진화 개혁 ▲전방위 외교 및 남북관계 변화 등을 제시했다.

 올해도 핵심은 경제다.5대 과제가 ‘선진일류국가 건설’이라는 청사진을 위해서는 단 한가지 빼놓을 수 없지만 경제회복 없이는 교육도,정치도,외교도 의미있는 진전을 이룰 수 없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올해 정부를 ‘일자리 정부’로 자리매김하겠다며 일자리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근 경제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고용문제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일자리창출에 모든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는 동시에 하반기에는 서민들이 경제회복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희망과 실천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서비스산업 진흥,혁신중소기업 양성,노동통합정보망 구축,직업훈련체제 혁신,복수직업시대 구축,임금피크제 확산,재택근무 등 새로운 업무영역 구축,주부와 노인 일자리 창출 등 구체적인 정책과제도 제시했다.

 또 매달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열어 일자리창출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직접 점검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년연설에서도 경제를 첫번째 국정과제로 강조한 것은 최근 경제회복 조짐으로 인해 자칫 안일한 인식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경제대통령’을 표방하고 국민적 선택을 받은 만큼 경제만큼은 확실히 살려놓겠다는 다짐과 자신감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이 대통령은 교육개혁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면서 공교육 정상화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현정부 들어 사교육비 절감,입시제도 개선,취업후 학자금대출 등 다양한 교육정책을 내놨으나 여전히 국민적 불신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문제의식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또 ‘세종시 문제’가 연초 정치권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역발전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특히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서는 “지역의 일자리와 소득창출을 위한 획기전인 전기가 될 수 있도록 지역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반영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강력한 추진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이와 함께 행정구역 개편,선거제도 개혁 등도 올해 반드시 완수해야 할 과제로 상정하면서 정치선진화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전방위 외교를 통해 국격과 국가브랜드를 한단계 제고함으로써 ‘더 큰 대한민국’을 건설하겠다는 뜻과 함께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에 따라 성숙한 세계국가로서의 책임과 기여도 역설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남북간 상시적 대화기구설치를 제안한 뒤 북한에 대화와 협력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 1일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고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연설 모두에 “2009년,우리가 얻은 것은 자신감”이라며 위기를 기회로 만든 우리 국민의 저력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G20 정상회의 유치로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를 선도할 수 있게 됐고,잇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게 된 데다 녹색성장이라는 비전을 선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기후변화라는 글로벌 도전을 선두에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지금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며 국운 융성의 호기를 적극 활용해 더 큰 대한민국의 길을 활짝 열겠다고 역설했다.

 특히 새해 국정에 임하는 자세로 ‘시야는 넓게,일은 탄탄하게’라는 각오를 내놓으며 국민들이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일로영일’의 자세를 강조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어렵다고 회피하지 않겠습니다.힘들다고 포기하지 않겠습니다.궂은 일도 주저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다짐하며 국민적 협조를 당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내놓은 ‘더 큰 대한민국’의 개념은 경제적 활동무대의 확대,세계 시민의식의 확장,협력과 통합으로 상생의 기반을 키워나가는 외연의 확장,기회의 확대 등을 의미한다”면서 “이를 통해 국격과 국민의 격을 한차원 높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8년 취임사에서 ‘선진국 진입 원년’을 강조한 데 이어 같은해 8월 건국 60주년 및 광복절 경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발전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바 있다.

 또 지난해 신년사에서는 비상경제정부 구성과 위기 극복을,같은 해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중도실용을 각각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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