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 한양 등 주요대는 미온적 반응
11일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공식 발표함에 따라 서울대도 소극적 태도에서 벗어나 세종시 이전안을 본격 검토하기로 했다.서울대 주종남 기획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세종시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 만큼 정부의 요청이 오면 세종시 전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주 처장은 “만약 이번 주 안에 태스크포스 구성이 완료되면 이달 안에 초안이 나올 것이다. 학장회의와 평의원회 의결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되는 데는 2개월에서 3개월가량이 걸릴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세종시가 거점이 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정부가 향후 20년간 17조원을 투자하는 등 지원이 집중되는 만큼 동참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주 처장은 “정부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주요 연구시설이 전부 세종시로 몰린다는 말이니 원활한 연구를 위해서라도 가지 않을 수 없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현재 경기 시흥과 강원 평창에 국제캠퍼스와 그린바이오첨단연구단지 건립을 추진 중이지만 세종시 이전을 동시에 추진해도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주 처장은 “시흥국제캠퍼스는 온전한 민자사업이고 그린바이오첨단연구단지도 부지매입 등이 끝난 상태라서 예산이나 타이밍 상 문제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연세대와 한양대 등 다른 주요 대학들은 세종시 이전에 여전히 시큰둥한 태도를 보였다.
연세대 이상조 공대학장은 “우리는 송도 국제캠퍼스 때문에 현재 세종시와 관련해 어떠한 논의도 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학장은 “세종시에 입주하지 않으면 경쟁에 뒤처질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정부가 세종시에 투입될 주요 최첨단 연구기자재를 입주대학이 독점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한양대는 “2년째 등록금 동결 등으로 재정적으로 힘든 데다 안산캠퍼스 입주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세종시에 투자할 여력이 안 된다. 다만, 정부에서 제안이 들어온다면 학교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강대와 이화여대 등도 이미 다른 지역에 캠퍼스 건립을 추진 중이라거나 비용문제 등으로 말미암아 당장 세종시에 관심을 둘 처지가 아니라고 밝혔다.
한 대학 관계자는 “세종시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핵심 연구기관 및 시설이 밀집한 이공계열 연구의 메카가 될 수 있지만, 여권 불협화음과 야당 반대, 막대한 자금의 장기 투자 등을 고려하면 좀 더 추이를 관찰하겠다는 것이 대학가의 분위기다”고 전했다.
세종시 이전이 확정된 고려대는 이날 세종시에 2011년까지 생명과학과 녹색기술 분야 연구소와 대학원 등으로 구성된 30만㎡ 규모의 ‘세종시연구캠퍼스(가칭)’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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