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변수되나

남북관계 변수되나

입력 2010-01-27 00:00
수정 2010-01-2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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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해상 으로 해안포 사격을 함에 따라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북한이 NLL 무력화를 시도해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만 NLL이남을 걸치는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한데 이어 그 구역안으로 해안포를 쏜 것은 무게감이 다르다.

 지난해 대청해전의 발단이 된 북한 경비정의 NLL 월선처럼 말이 아닌 ‘행동’을 과시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지난 15일 대남 성전을 예고한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이 단순한 ‘공갈’이 아님을 무력시위를 통해 보여주는 측면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북한의 이번 도발은 남측을 향해서만이 미국 쪽에도 시사하는 의미가 있다는게 정부 당국의 분석이다.

 한반도 정전체제의 ‘약한 고리’인 서해 NLL 문제를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평화체제 협상을 비핵화 협상과 병행하자는 자신들 요구를 미국이 수용토록 압박하려는 포석일 수 있다고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대남 측면에서는 우리 정부가 자신들의 대화 공세에 호응하도록 압박하는 의미가 있다는게 당국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남북관계개선 기조를 재확인했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다른 ‘옵션’이 있다는 점을 시사함으로써 대화의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북한은 군사적 도발과 위협을 하면서도 개성공단 임금 인상,개성.금강산 관광 재개,인도적 지원 등 자신들이 원하는 교류.협력사안을 위한 남북대화는 적극 추진하는 ‘투트랙’ 전술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관심은 우리 정부의 대응으로 쏠린다.북한이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자는 우리 정부의 기대와 어긋나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반응을 하느냐가 중요해진 것이다.

 그간 북한의 대화공세에 호응하기 보다는 ‘속도조절’을 해온 우리 정부가 위협 때문에 대화에 속도를 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국내 대북 여론 악화 속에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개성공단 실무회담과 후속 군사실무회담,개성.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 등을 정상적으로 진행할지 등을 검토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단 북한이 추가도발을 하지 않는 한 정부가 예정된 실무회담을 취소하는 등의 결단을 내리는데는 신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정된 대화 일정을 취소할 경우 북한의 대남 공세에 명분을 줄 수 있는데다 북핵 문제의 진전 등으로 새로운 동력이 창출될때까지 남북관계의 긴장수위가 상승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일단 군사적 도발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가며,각종 대화 계기에 우리 정부가 생각하는 대화의 방향을 분명히 밝히는 식의 대응기조를 가져갈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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