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천안함 동맹’ 다짐…대북압박 가시화

한·미 ‘천안함 동맹’ 다짐…대북압박 가시화

입력 2010-05-26 00:00
수정 2010-05-2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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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26일 가진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천안함 동맹’을 공식 확인했다.

 천안함 사태를 한.미동맹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국제공조를 바탕으로 강력한 대북제재 조치를 가해야 한다는 공통의 대응기조를 다지는 계기였다.

 이는 단순히 한.미 공조 스탠스를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북한을 겨냥한 양국 공동의 후속조치가 매우 높은 강도와 수위로 전개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클린턴 장관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정부가 취한 대응조치들은 신중하고 적절한 조치들로서 미국은 이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 “미국은 북한과 북한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추가적인 대응조치들과 권한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대목이 주목된다.

 이는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대응기조가 북한에게 실질적 고통을 가하는 방향으로 전방위적인 ‘압박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미국이 앞으로 취할 ‘액션’이 일정한 방향성과 윤곽을 드러냈다.

 우선 미국은 한국측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방침을 적극 지지함으로써 다자 틀을 통한 대북제재 방침을 분명히 했다.

 앞으로 천안함 사건이 유엔 안보리 무대에 올랐을 때 미국측이 주도적으로 대북결의안 채택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클린턴 장관이 앞으로 적극적인 대중(對中) 설득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점이 눈에 띈다.클린턴 장관은 “중국도 이번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있으며 한국과 미국의 우려사항을 경청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다 주목할 점은 미국이 북한 지도부에 실질적인 ‘고통’을 주기 위해 강구중인 독자적 양자조치들이다.

 미국은 특히 과거 부시 행정부때 완화 또는 해제됐던 △적성국교역법 재적용△테러지원국 재지정 △애국법 301조 적용방안 등 다양한 금융.경제재제 조치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장관이 검토 중이라고 밝힌 ‘추가적인 대응조치들과 권한’은 바로 이 같은 조치들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회견에서 주목할 또하나의 포인트는 클린턴 장관이 천안함 문제와 비핵화 문제를 ‘투트랙’으로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 점이다.

 클린턴 장관은 “천안함 침몰이라는 즉각적 위기에 대해 아주 강하고 계산된 대응책이 필요하며 좀 더 장기적으로 북한의 방향을 전환하는 대응책도 필요하며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며 “두가지를 동시에 투트랙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비핵화 협상을 위한 6자회담 재개 프로세스가 천안함 문제로 인해 뒷전으로 밀려나 있지만 앞으로 일정한 계기점을 맞을 경우 미국도 6자회담 재개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풀이가 나온다.

 이에 따라 천안함 국면이 유엔 안보리를 통해 일단락될 경우 천안함 사건과 6자회담 재개 프로세스가 병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6자회담 조기 재개를 추동하려는 중국측의 의지와 입장이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중은 24∼25일 전략.경제대화를 통해 천안함 처리와 6자회담 재개 프로세스를 집중 협의했고 그 과정에서 큰 틀의 방향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한.미간의 이 같은 ‘천안함’ 동맹은 한.미.일 공조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이날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미국으로부터 대북설득의 ‘공’을 넘겨받은 한국측은 28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측을 상대로 최고위급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29∼30일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는 한.일이 공조전선을 펴며 중국측을 압박하는 외교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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