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 “남북 다투면 득보는 건 美”

中전문가 “남북 다투면 득보는 건 美”

입력 2010-06-01 00:00
수정 2010-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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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남북한이 서로 다투면 이익을 보는 것은 미국이라는 중국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서울과 평양에서 특파원을 역임한 쉬바오캉(徐寶康) 인민일보 대기자는 31일자 환구시보(環球時報)에 이런 제목의 칼럼을 게재해 한반도의 긴장된 정세가 전면전으로까지 치닫지만 않는다면 미국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쉬 기자는 우선 한반도가 분단된 이후 미국은 한반도를 전세계 전략 요충지 중 하나로 판단,한국에 미군을 장기 주둔시키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보유해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정한 수준의 한반도 긴장은 주한미군 존재가치를 강화하고 한반도에서의 미국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그는 남북관계가 좋았던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 한국에서는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타났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두번째로 한반도 정세의 긴장은 미국으로서는 무기를 판매해 거액을 벌어들일 기회가 된다는 점을 들었다.

 미국은 한국전쟁 이후 첨단무기로 한국을 무장시킴으로써 이미 거액을 벌어들였고 주한미군 주둔에 들어가는 비용 일부를 한국에 부담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의 긴장은 한국 등 동맹국에 대한 무기수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경제위기 이후 경제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는 게 그의 논리다.

 세번째로 한반도의 긴장은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 동북아시아내 과거 지위를 회복할 수 있는데도 유리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최근 몇년간 아시아의 부상과 동북아 각국의 교류 및 협력 강화는 미국 입장에서는 홀대받은 것으로 느껴졌던 상황에서 천안함 사건 발생 이후 한·미·일 3각 동맹은 현재 신속하게 회복 중이란 것이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기를 비롯해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 집권 후 일본과 주일 미군 후텐마(普天間)기지 이전을 둘러싸고 이견차가 벌어지는 등 한·미·일 3각 동맹구도가 느슨해진 상황에서 천안함 사건은 미국 입장에서는 과거 지위 회복을 위한 하나의 기회가 된다고 분석했다.

 쉬 기자는 이런 미국의 의도가 천안함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입장과 태도에서 묻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 이후 △미국 지도부는 한국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히고 △ 미국 하원이 한국 정부의 천안함 조사결과를 지지하며 북한을 규탄하고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의결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의 추가공격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한국 당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을 미군 사령관들에게 지시하는 등의 조치에는 이런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그와 유사한 견해를 피력했다.

 국제문제전문지인 세계신문보(世界新聞報)도 이날 ‘미국의 어부지리가 분쟁완화에 영향(지장)을 줄 것’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반도 전문가들의 유사한 분석을 실었다.

 관영 중앙(CC)TV의 군사평론가인 쑹샤오쥔(宋曉軍)은 “미국은 일정한 긴장도를 원한다”면서 “긴장이 완화되면 북한은 평화협정 체결을 들고 나올 것이지만 미국은 주한,주일 미군의 존재가치를 상실한다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북한과 평화협정을 결코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잉리(于迎麗) 상하이(上海) 국제문제연구원 박사도 “미국이 어부지리를 노리는 것이 천안함 사건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주요 원인”이라면서 “미국은 이번 기회를 활용해 대북제재에 참여하라고 중국을 압박할 것이며 천안함 사건은 중국에 이런저런 요구를 할 수 있는 좋은 핑곗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미국의 태도는 의미심장해 곰곰이 새겨볼 만하다”면서 “미국이 대북제재 결의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려는 한국 정부를 지지하고 군사적으로 한미동맹을 강화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어느 정도 한반도의 긴장국면을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고 비판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 이같은 견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중국이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는 한국의 손을 아직 들어주지 않는 이면에는 북한과의 관계 고려도 있겠지만 동북아 주도권을 둘러싼 미국과의 보이지 않는 경쟁구도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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