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역할론’ 의미 갖기 위한 전제조건”
한나라당 내에서 6.2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 쇄신의 일환으로 ‘박근혜 역할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친박(친박근혜)계가 이명박 대통령의 화합을 위한 진정성 표명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선거 패배의 핵심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 ‘친이(친이명박)-친박간 갈등‘의 근본 원인은 박 전 대표를 국정 동반자로 대우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데 있는 만큼 이 대통령이 스스로 나서 해법을 제시해야 옳다는 것이 친박 측의 판단이다.
한 측근 의원은 1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친이계 의원들이 나서 ‘화해’라는 추상적 용어를 반복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이 대통령이 침묵에서 벗어나 국민 앞에서 박 전 대표에게 약속했던 ‘국정 동반자‘ 약속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준 뒤라야 ‘박근혜 역할론’에 대한 논의도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측근은 ‘약속 실천‘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약속을 한 이명박 대통령이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박 중진의원도 “‘박근혜 역할론’은 나올 만한 얘기가 나온 것이지만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당내 화합을 위한 조치는 이명박 대통령의 조치가 핵심이고, 본질인데 그것을 해결하지 않고 사람들을 아무리 바꿔본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공감했다.
영남권의 한 친박 의원은 ‘이 대통령이 변화하면 박 전 대표가 움직일 공간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박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될 수 있는 상황이 되기를 바라는 점은 있다. 그것이 박 전 대표나 대통령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며 당내 화합을 위한 이 대통령의 ‘진정성 표명’이 중요하다는 시각을 나타냈다.
다만 영남권의 또 다른 친박 의원은 “‘약속했으니 지키라‘는 식으로 한쪽에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면 갈등이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며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모두 국가와 국민이라는 큰 카테고리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날 발표된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차기 대표 적합도’에서 박 전 대표는 42.1%로 2위인 정몽준 대표(7.4%)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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