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인사폭풍 예고

軍 인사폭풍 예고

입력 2010-06-10 00:00
수정 2010-06-1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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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10일 천안함 사태 발생 전후 군의 대응조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장성과 장교,고위공무원 등 25명의 징계 등을 요구해 군내에 파문이 일고 있다.

 감사원은 이날 대장 1명과 중장 4명,소장 3명,준장 5명 등 장성 13명과 대령 9명,중령 1명 등 영관장교 10명,고위공무원 2명 등 총 25명에 대해 징계 등 적정한 조치를 취하도록 국방부에 통보했다.

 감사원은 대상자의 이름과 직책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이상의 합참의장(대장),박정화 해군작전사령관,황중선 합참 합동작전본부장,김기수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오창환 공군작전사령관(이상 중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김동식 2함대사령관,류제승 국방부 정책기획관,김학주 합참 작전참모부장(이상 소장)을 비롯한 장광일 국방부 정책실장(일반직 고위공무원) 등도 대상자로 지목되고 있다.

 양철호 합참 작전처장,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이상 준장) 등의 이름도 나오지만 군당국은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영관급 장교는 합참의 지휘통제실,합동작전과,해상작전과를 비롯한 해군 작전사,2함대사령부 등 작전라인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영 국방장관과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감사원의 직무감사는 천안함 사태 전후 군의 대응과정에 잘못이 없는지를 확인한 것이었기 때문에 정무직인 김 장관은 배제된 것으로 풀이된다.만약 김 장관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면 ‘정치적’ 측면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감사원은 김성찬 해군총장의 경우에도 취임 일주일만에 천안함 사태를 겪어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군 수장으로서 함정을 잃은 것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국방부는 감사원이 통보한 대상자에 대한 사전 심의를 통해 징계 대상자를 선별한 다음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는 수순을 밝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합참의장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되더라도 국군 최선임 장교자격을 가진 의장을 징계할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 국방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이 의장에게까지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는 의견도 있지만 지난 3월26일 오후 9시22분께 천안함이 어뢰공격을 당한지 49분 뒤인 오후 10시11분에 처음 보고를 받았던 이 의장의 행보에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의장의 경질 여부는 국군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의 ‘결심’에 달렸지만 이 의장은 이미 “모든 책임을 지겠다”라며 마음을 비운 상태라는 것이 합참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의장이 교체되면 육사 31기와 육사 32기 출신 대장들의 이동이 예상되고 32기 출신 중에서 대장 승진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등 대장급의 연쇄 이동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다 작전과 정보 등 핵심보직을 맡은 중장 4명과 소장 3명,준장 5명 중에서도 징계 대상자가 나올 것으로 보여 다음 주 단행될 정기 및 문책성 인사에서 메가톤급 인사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천안함 폭침은 46명의 희생자 발생 뿐아니라 국가안보적으로 엄청난 사태를 불러왔다”면서 “군에 대한 대국민 불신 해소와 엄정한 기강 확립 차원에서 대규모 문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과정에서 군의 고질병인 ‘온정주의’에 의해 상대편을 감싸고 보호하려는 모습이 드러나기도 했다”면서 “다음 주에 있을 군의 인사에서는 온정주의가 지배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들은 감사원이 중간발표에서 징계 대상자를 25명으로 명시한 것에 대해 침통한 표정이다.특히 합참 관계자들은 감사원이 징계가 필요하다고 통보한 25명 가운데 15명이 합참 소속으로 밝혀지자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합참과 국방부 관계자들은 군의 고유 기능인 ‘작전’ 분야에 대한 외부기관의 감사를 통해 현역 대장과 중장 등 군의 핵심보직자들이 대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불똥이 어디로 튈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더욱이 감사결과,천안함 사건 수일 전 북한 잠수정 관련 정보를 전달받고도 적절한 대응조치를 하지 않았고,속초함이 발포하면서 ‘신형 반잠수정’으로 보고했으나 이를 ‘새떼’로 허위보고한 것으로 드러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국방부가 위기관리반을 소집하지도 않았으면서 김태영 장관에게 허위보고 및 늑장보고가 사실로 확인되면서 군의 분위기 일소 차원에서 어떤 식으로든 고강도 처방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1993년 육사출신 사조직인 ‘하나회’를 척결하면서 이뤄진 숙군(肅軍)작업 이후 최대 규모의 문책성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태영 장관은 이와 관련,이날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해) 파악해서 검토하겠다.우리 자체적으로 (인사)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겸허히 수용할 것”이라며 “국방부는 문제가 있는 부분은 과감히 개선해 우리 군의 위기관리체제 운영능력을 향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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