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여의도 정치를 달구고 있다. 남한에서는 남아돌아서 걱정이고, 북한에서는 부족해서 걱정인데, 남는 쌀을 북한에 보내느냐를 놓고 여·야·정부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쌀 정치’에는 대북관계는 물론 농업정책, 국민정서까지 녹아 있어 결론을 쉽게 내릴 수도 없다.
민주당 등 야권은 1일 일제히 “대북 쌀지원 재개만이 남북관계와 농민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쌀값 안정 및 쌀 수급균형 대책과 북 수해지원 제안에서 쌀이 빠졌기 때문에 압박 수위가 더 높아졌다. 박지원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정부가 내놓은 쌀 촉진 대책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쌀 50만t을 즉각 북한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이 쌀 대북지원에 점점 힘을 싣는 것은 3년 연속 풍작으로 쌀값 하락을 걱정해야 하는 농심(農心)을 어루만지는 동시에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도 이끌어 내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천안함 사건 이후 동결된 대북지원이 쌀로 인해 물꼬가 트이면 그동안의 정부 정책이 잘못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리란 기대를 갖고 있다.
한나라당은 고민하고 있다. “북한이 전혀 변하지 않았는데 또 퍼주기냐.”는 보수층 여론을 살피지 않을 수 없고, “쌀 수급문제와 대북 쌀 지원은 별개이고, 5·24 조치로 대북지원이 원칙적으로 보류된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는 정부의 태도도 완강하다.
지난달 22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당·정·청 회의에서 쌀 지원을 조건부로 재개하는 방안을 제안한 이후 일부 의원들도 이에 동조하는 듯했지만 대세론으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당 서민대책특위 위원장인 홍준표 최고위원은 “북한에 보내기에 앞서 남한의 극빈층에게 먼저 쌀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림수산식품위 한나라당 간사인 강석호 의원은 “북한에 보내는 게 가장 쉬운 해결책처럼 보이지만 여론을 살펴야 한다.”면서 “과거 정부는 무턱대고 매년 40만~50만t을 북한에 주며 재고를 처리했지만, 이번에는 정부가 50만t을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은 만큼 북한에 대가도 없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민주당 등 야권은 1일 일제히 “대북 쌀지원 재개만이 남북관계와 농민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쌀값 안정 및 쌀 수급균형 대책과 북 수해지원 제안에서 쌀이 빠졌기 때문에 압박 수위가 더 높아졌다. 박지원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정부가 내놓은 쌀 촉진 대책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쌀 50만t을 즉각 북한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이 쌀 대북지원에 점점 힘을 싣는 것은 3년 연속 풍작으로 쌀값 하락을 걱정해야 하는 농심(農心)을 어루만지는 동시에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도 이끌어 내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천안함 사건 이후 동결된 대북지원이 쌀로 인해 물꼬가 트이면 그동안의 정부 정책이 잘못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리란 기대를 갖고 있다.
한나라당은 고민하고 있다. “북한이 전혀 변하지 않았는데 또 퍼주기냐.”는 보수층 여론을 살피지 않을 수 없고, “쌀 수급문제와 대북 쌀 지원은 별개이고, 5·24 조치로 대북지원이 원칙적으로 보류된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는 정부의 태도도 완강하다.
지난달 22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당·정·청 회의에서 쌀 지원을 조건부로 재개하는 방안을 제안한 이후 일부 의원들도 이에 동조하는 듯했지만 대세론으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당 서민대책특위 위원장인 홍준표 최고위원은 “북한에 보내기에 앞서 남한의 극빈층에게 먼저 쌀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림수산식품위 한나라당 간사인 강석호 의원은 “북한에 보내는 게 가장 쉬운 해결책처럼 보이지만 여론을 살펴야 한다.”면서 “과거 정부는 무턱대고 매년 40만~50만t을 북한에 주며 재고를 처리했지만, 이번에는 정부가 50만t을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은 만큼 북한에 대가도 없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10-09-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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