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GPS 교란 전파 왜 발사했나

北, GPS 교란 전파 왜 발사했나

입력 2011-03-06 00:00
수정 2011-03-0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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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최근 위성 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 전파를 발사한 것은 지난달 28일 시작된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북한이 현재 러시아에서 수입한 차량 탑재장비를 이용해 50∼100㎞의 범위에서 GPS 전파를 교란할 수 있는 ‘재밍(jamming.전파교란)’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이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키 리졸브 연습에 참여한 한.미 양국 군의 GPS 활용 장비에 대한 교란 능력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전파를 발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군 당국의 분석이다.

 북한이 지난해 8월 16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기간에 전파 교란을 시도했던 점도 이런 분석에 무게를 싣는다.

 지난해 8월 23∼25일 전남 홍도에서 충남 안흥에 이르는 서해안 일부 지역에서 수 시간 동안 GPS 전파 수신이 간헐적으로 중단되는 현상이 발생했었고,당시 국방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교란신호 발신지를 북한으로 추정했었다.

 특히 군 당국은 지난 4일 북측 지역에서 날아온 강한 통신 교란 전파로 서울과 인천,파주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 기지국에서 GPS 수신에 일시적인 장애가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교란 전파의 발신지가 군사분계선(MDL)과 인접한 해주와 개성 지역의 군부대로 분석된 가운데 오는 7일 인근 경기도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미 스트라이커부대 실사격 훈련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그러나 “포병부대의 계산 장비에도 일부 영향이 있었지만,극히 경미한 수준이었다”며 “이런 수준의 교란 전파는 충분히 제어하고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GPS 재밍 능력은 아직 시험 단계로 이번 GPS 교란 전파 발신은 지난해 8월에 이어 자체적으로 재밍 능력이 어느 정도 발전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시도였다는 게 군과 정보 당국의 분석이다.

 정보 당국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전파를 지속적으로 발사하지 않고 5∼10분 간격으로 간헐적으로 쏜 것으로 미뤄 해외에서 도입한 GPS 전파 교란 장비를 시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북한의 GPS 교란은 궁극적으로는 최근 KF-16 전투기에 장착된 GPS 정밀유도폭탄 JDAM과 같은 첨단 유도무기 무력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JDAM은 재래식 폭탄에 유도장치와 날개 키드를 장착해 스마트 무기로 변형시킨 정밀유도폭탄으로 GPS와 INS(관성항법장치) 유도 방식을 통해 주.야간 정밀 폭격이 가능하다.

 특히 기상의 영향을 받지 않고 목표물까지 조준하지 않아도 스스로 목표물을 찾아가는 장점이 있어 북한 지역의 갱도 안 장사정포 등 다수의 주요 전략 표적을 동시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최적의 무기체계로 평가받고 있다.

 일명 ‘탱크킬러’로 불리는 주한 미 공군의 A-10 공격기도 지난해 기존 A-10A 모델에서 JDAM을 탑재할 수 있는 A-10C 모델로 대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GPS는 현재 유도탄,유.무인 항공기,함정,전차,통신장비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어 북한이 GPS 재밍을 시도할 경우 JDAM과 같은 첨단 유도무기가 임무를 수행하는 데 제한이 있을 수 있다”며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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