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가 ‘鄧스캔들’ 조사 막았다

김정기가 ‘鄧스캔들’ 조사 막았다

입력 2011-03-11 00:00
수정 2011-03-1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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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파견직원 작년 11월 비리 포착 내사

국가정보원에서 파견된 J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 부총영사가 H(41) 전 영사와 ‘상하이 마타하리’ 덩신밍(鄧新明·33)의 내연관계 및 대외비 유출 가능성을 파악하고 문제를 삼으려 했지만 김정기 당시 총영사가 이를 묵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J 부총영사는 자체 조사를 벌여 덩에게 불법비자가 발급되는 등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지난해 11월쯤 국정원에 이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정원은 덩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탐문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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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씨가 김 前총영사에게서 직접 기밀 유출 중국 여성 덩○○씨의 한국인 남편 J(37)씨가 덩씨가 소지한 USB에서 찾아내 공개한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와 덩씨의 사진파일. 김 전 총영사는 “작년 6월1일 이탈리아 국경절 행사 참석차 상하이 힐튼호텔에 들렀다가 우연히 만나 홀에서 인사하면서 찍은 것”이라고 해명. 연합뉴스가 J씨에게서 입수한 사진파일에는 2010년 6월1일 오후 6시55분에 사진을 찍었다는 촬영정보가 들어 있다. 연합뉴스
덩씨가 김 前총영사에게서 직접 기밀 유출
중국 여성 덩○○씨의 한국인 남편 J(37)씨가 덩씨가 소지한 USB에서 찾아내 공개한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와 덩씨의 사진파일. 김 전 총영사는 “작년 6월1일 이탈리아 국경절 행사 참석차 상하이 힐튼호텔에 들렀다가 우연히 만나 홀에서 인사하면서 찍은 것”이라고 해명. 연합뉴스가 J씨에게서 입수한 사진파일에는 2010년 6월1일 오후 6시55분에 사진을 찍었다는 촬영정보가 들어 있다.
연합뉴스


10일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문건 및 정부 부처 인사들을 상대로 확인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법무부에서 파견된 H 전 영사와 덩의 불륜은 지난해 9월 총영사관 내에 조금씩 퍼졌고, 2개월 뒤인 11월 본격적으로 문제가 됐다. 이때 J 부총영사는 조사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김 전 총영사는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하지만 J 부총영사는 자체 조사에 나섰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의 관계가 급격하게 틀어진 것으로 총영사관 측은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총영사관 관계자는 “J 부총영사가 H 전 영사와 덩과의 불미스러운 일이 불거졌을 무렵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덩의 비리를 포착했다.”면서 “덩이 불법 비자를 발급받은 사실부터 영사관 직원들과의 스캔들 등을 파악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전 총영사가 H 전 영사의 일을 문제 삼지 않은 것은 자신과 덩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김 전 총영사는 문제가 불거진 다음 달인 지난해 12월 22일 모처에서 덩과 다정하게 사진을 찍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이런 내용을 파악한 국정원은 덩에게 다른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불법 비자 발급 정황 파악 이후 덩에게 다른 정보나 문건 등이 넘어갔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다.”고 털어놨다. 국정원은 덩을 내사하면서 김 전 총영사 등에게서 MB 선대위 명단, 총영사관 직원 연락망(대외보안) 같은 보안 문건과 국내 주요 인사들의 인적 사항 등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국정원 관계자는 “국정원의 입장은 NCND(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음)”라고 밝혔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2011-03-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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