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등록금 논란이 거센 가운데 주요 대학 총장들은 9일 민주당과의 간담회에서 “반값 등록금은 다수결이나 정치적 논리에 의해서만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고 반발하며 “대학에 대한 지원 강화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간담회에는 김선욱(이화여대) 김영길(한동대) 김윤수(전남대) 김한중(연세대) 박철(한국외대) 부구욱(영산대) 이광자(서울여대) 이남식(전주대) 이영선(한림대) 이효수(영남대) 장영태(홍익대) 한영실(숙명여대) 총장이 참석했다.
다음은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이 전한 대학 총장의 주요 발언.
▲A대학= 한국은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비율이 GDP(국내총생산) 대비 0.6%이지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평균이 1.2%다. 대학이 적립금을 유용하게 쓰는 방안도 연구하겠지만, 정부도 1.2% 수준으로 대학에 지원해야 한다.
▲B대학= 특정한 목적에 쓰려고 적립한 적립금을 등록금 인하에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 대학 기부금에 대한 세제혜택 등의 지원으로 정부가 뒷받침해주면 사립대도 (반은 어렵지만) 등록금을 10%씩이라도 낮추도록 노력하겠다.
▲C대학= 어느 날 갑자기 등록금을 반값으로 낮춘다고 하니 황당하다. 2∼3년 시간 갖고 검토해줬으면 한다. 알뜰살뜰 적립금을 모은 것인데 언론을 보면 마치 대다수 대학이 등록금을 적립금으로 전출한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일부 대학에 불과하다.
▲D대학= 정치권 고심은 이해하나 해결 당사자는 대학이다.
▲E대학= 두 학기 내에 학생에게 이해할만한 수준의 인하된 등록금이 제시되지 않으면 엄청난 혼란과 마찰이 있을 것 같다. OECD 국가 중 국가가 이렇게 취약하게 고등교육 지원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나. 대학에 대한 지원 강화 문제를 반드시 함께 검토해야 한다.
▲F대학= 반값 등록금은 다수결이나 정치적 논리에 의해서만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지원의 강화가 본질이다. 현재 사립대의 절반 수준인 국공립대 등록금만 다시 절반으로 먼저 내리면 사립대 4분의 1 수준이 돼 형평의 문제가 있다.
▲H대학=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 간에는 등록금이 연간 200만∼300만원의 차이가 있다. 정책 수립시 이런 차이도 고려해달라.
▲I대학= 우리 대학은 적립금이 꽤 많은데 우리 선배 등이 쌓아온 것이다. 이는 학교 발전을 위해 잘 쓰일 것이며 난 ‘적립금 많은 것이 나쁜 것이 아니다’는 점을 신입생 등에게 홍보할 것이다.
▲J대학= 등록금이 비싸다고 하나 훨씬 비싼 돈을 주고 20만 명이나 유학에 가 있지 않으냐.
▲K대학= 우리 경제상황 볼 때 등록금이 높은 것이 맞다. 문제는 해결 방법인데 미국처럼 우리도 기업들이 대학에 기부할 수 있도록 세제혜택 줄 필요 있다. 현재 80% 이상의 학생이 사립대에 다니는데 국립대에 대해 먼저 반값 하게 되면 사립대와의 차이가 커지고 반값 등록금이 결과적으로 안되는 문제가 있다.
▲L대학= 대학의 교육문제를 꼭 민생의 문제로만 보는 건 문제가 있다. 학생ㆍ학부모의 문제는 등록금이 꼭 높아서라기보다는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졸업해도 취직이 안 되기 때문이다.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M대학= 능력이 없는 사람까지 모두 대학 가게 하는 것이 맞느냐. 고등교육이 무상교육으로 가야 하는 건 아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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