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공동선언을 바라보는 北의 시각

6·15 공동선언을 바라보는 北의 시각

입력 2011-06-10 00:00
수정 2011-06-10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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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대강(大綱)”…김정일 업적으로 중시

북한은 지난 2000년 6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서명한 6·15 남북 공동선언을 ‘남북관계의 대강(大綱)’으로 평가한다.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데 있어 지켜야만 할 가장 기초가 되는 문서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 셈이다.

노동신문은 9일 논평원의 글에서 “나라가 분열되고 처음으로 이뤄진 2000년 6월 북남수뇌상봉과 6·15공동선언의 발표는 우리 민족의 통일대강을 환히 밝혀준 일대 사변”이라며 “우리 민족의 조국통일운동과 북남관계, 내외정세에 미친 영향은 실로 거대하다”고 평가했다.

작년 6·15 10주년을 맞아 조선중앙통신이 발표한 상보는 “선언의 발표로 끊어졌던 혈맥과 지맥이 다시 이어졌으며 금강산 관광길이 활짝 열리고 개성공업지구가 건설돼 온 겨레에게 커다란 기쁨을 안겨줬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은 6·15공동선언의 제1조에 명시된 ‘우리민족끼리’ 이념을 역설하고 있다.

북한의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달 ‘공동선언 이행은 자주통일, 민족번영의 기초’란 제목의 글에서 “6·15공동선언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했다”며 “우리민족끼리 통일문제를 풀어나갈 데 대한 사상은 자주통일의 원리와 진수를 명확히 밝혀주고 있다”고 밝혔다.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의 지도 아래 합의된 ‘7·4남북공동성명’의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통일 3대 원칙을 이어가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조선중앙방송이 지난달 김 주석의 ‘조국통일의 3대 원칙에 대하여’ 발표 39주년을 맞아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은 조국통일 3대 원칙을 구현한 조국통일의 강령적 지침”이라고 규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된다.

이에 따라 북한은 항상 6·15공동선언의 이행을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남북관계의 출발점으로 명시하고 있다.

북한은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북남 사이의 대결 상태를 하루빨리 해소하기 위해 남조선 당국은 반통일적인 동족대결 정책을 철회하고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이행하는 길로 나와야 한다”며 “민족공동의 이익을 첫 자리에 놓고 북남 사이의 대화와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북한이 6·15공동선언 이후를 ‘6·15 통일시대’로 규정하는 등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배경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서명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6·15공동선언이 남북관계에서 ‘김일성 시대’가 막을 내리고 ‘김정일 시대’가 공식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기본문서’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북한 전문가는 10일 “김일성 주석의 생전에는 통일문제는 김 주석의 고유업무 영역의 성격이 강했다”며 “북한은 김 주석 사후 김정일 통치시대가 열린 뒤 만들어진 6·15공동선언을 강조함으로써 김 위원장의 업적을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남북관계의 복원을 이뤄내려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등 김 위원장이 직접 서명한 합의에 대해 지지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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