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위 “청문회ㆍ국조 검토”…환노위 “불출석시 총수 고발”
재벌 총수의 국회 출석문제, 포퓰리즘 정책 논란을 둘러싼 정치권과 재계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대기업 법인세 감세철회, 반값 등록금 등 정책적 입장차에서 빚어진 마찰에다 재벌 총수의 청문회 및 공청회 출석 문제까지 겹치면서 양측 간 불신의 골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국회 지식경제위는 29일 예정된 대ㆍ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공청회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연합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을 모두 출석시키기로 했다.
또 경제단체장들이 불출석할 경우 공청회를 출석 의무가 부과되는 청문회로 격상하고, 그래도 출석하지 않는다면 국회법에 따라 고발조치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도 한진중공업 노사갈등과 관련,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29일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한데 이어 불출석시 청문회를 재차 연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조 회장을 꼭 출석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경제단체가 재계 총수의 국회 출석 요구에 대해 “정치권 포퓰리즘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반발한 것에 대한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
김영환 국회 지경위원장은 “대기업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시장독식, 납품단가 후려치기, 하도급 불공정거래 등을 해소하는 것은 대중소기업 상생의 핵심”이라며 “아무도 대기업 권력에 손을 못대기 때문에 국회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재계를 압박했다.
김성순 국회 환노위원장도 “조 회장이 한진중공업 사태의 핵심인사여서 꼭 진술을 들어야 한다”며 “계속 불출석한다면 국회법에 따라 고발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재계가 법인세 감세 철회 및 반값등록금 추진 움직임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강한 반감을 드러낸 것에 대해서도 책임있는 자세를 주문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재계가 정책을 판단하고 지적할 때는 전반적인 국민 여론과 현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며 “다만 재계가 우려하는 포퓰리즘에 대해서는 정치권도 새겨듣고 국가의 미래를 위한 거시적 차원의 정책 추진과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손학규 대표는 물론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까지 가세해 “재계의 태도가 도를 넘었다”고 맹비난하는 등 재계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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