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PK위기감에 ‘물갈이론’ 다시 고개드나

한나라, PK위기감에 ‘물갈이론’ 다시 고개드나

입력 2011-09-13 00:00
업데이트 2011-09-1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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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텃밭인 부산ㆍ경남(PK) 지역에서 최근 지지층 이탈 징후가 나타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역 물갈이론이 다시 고개를 들지 주목된다.

수도권과 함께 전체 선거의 판도를 좌우하는 PK는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의 텃밭이지만 최근 분위기가 급변했다는 관측이 많다.

현 정부 인사에서 대구ㆍ경북(TK)에 밀렸다는 소외감에다 동남권 신공항 무산과 저축은행 부실, 그리고 한진중공업 사태가 잇따라 터지면서 여권에 대한 민심의 불만이 위험 수위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남이 정치적 텃밭인 박근혜 전 대표가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PK 지역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뒤진 것은 이런 민심의 기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위기감은 내달 26일 치러지는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국회부의장인 정의화(한나라당) 의원이 4선을 한 곳이지만, 시 공무원 출신인 한나라당 정영석 후보와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해성 후보간 대결에서 우세를 자신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구청장 재선거에서 패할 경우, 야권의 동진(東進) 바람이 내년 총선에서 더욱 거세게 불 것이라는 게 게 정가의 관측이다. 또 이해성 후보가 패하더라도 선전할 경우에는 총선을 앞둔 위기감이 여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벌써 ‘대폭 물갈이’란 말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PK 지역 소속 의원 31명 중 3선 이상 중진 비율이 30%에 달하는 상황에서 김형오(부산 영도구) 전 국회의장이 지난달 31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이런 흐름을 확산시킬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핵심당직자는 “TK와 PK 지역의 공천개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야당 발(發) 변화의 바람을 이겨낼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 지역의 한 의원도 “가뜩이나 지역 민심이 좋지 않은데다 ‘안철수 신드롬’까지 겹쳐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모색하는 기류가 공천에 반영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그러나 부산의 한 초선 의원은 “민심이 썩 좋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전적으로 민생에 관한 문제지 ‘정치적 물갈이’와는 무관하다. 그런 주장은 여론 주도층이나 하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물갈이’를 놓고 한나라당 내부가 분열할 경우, 전체 18석인 부산 지역에서 1석에 불과한 야권 의석 수가 5석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결국 공천이 문제”라며 “한나라당이 공천 과정에서 이탈이 없다면 야권 의석을 5석 이내로 막을 수 있겠지만, 분열한다면 5석 이상을 빼앗길 수 있다”고 관측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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