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처리’ 협상모드… 黃·金 “MB 귀국보따리 지켜보자”

‘FTA처리’ 협상모드… 黃·金 “MB 귀국보따리 지켜보자”

입력 2011-11-14 00:00
수정 2011-11-1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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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통령 15일 국회 방문 ‘국면전환 분수령’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15일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교착국면을 전환시키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여야 모두 이날 대통령이 내놓는 ‘카드’를 지켜보자는 입장인 가운데 일단 협상파들의 절충 노력이 힘을 받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좌절되거나 단순한 설득 차원의 방문이 이뤄진다면 여야 모두 ‘강경 모드’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

‘협상파’인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13일 아침에 만나 FTA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두 원내대표는 일단 이 대통령이 풀어 놓을 ‘보따리’를 지켜보기로 했다.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하와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만나 FTA의 핵심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에 대한 확약을 받아와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황 원내대표는 “여야 의원들이 모두 본회의장에 들어와 찬반 표결을 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몸싸움하는 모습은 막는 게 나에게 주어진 가장 큰 임무”라며 협상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여야 모두 조금 더 기다려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면서 “다만 15일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한 뒤에도 교착상태가 계속되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우여·김진표 원내대표가 ‘협상모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오는 24일 본회의 때까지는 여야 모두 시간을 번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회가 휴회 결의를 하지 않아 24일 이전이라도 언제든지 본회의를 열어 비준안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입장이지만, 여야 합의가 없을 경우 본회의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박희태 국회의장도 직권상정에 부정적이다.

‘여당의 일방처리와 야당의 물리적 저지 반대’ 공동선언을 한 여야 8인의 물밑 중재노력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공동선언에 참여한 한나라당 주광덕·현기환·황영철·홍정욱 의원, 민주당 박상천·강봉균·김성곤·신낙균 의원은 소속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설득을 하는 등 지지세 확산에 나섰다. 특히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이 FTA 합의처리 및 몸싸움 방지를 위한 국회법 개정을 촉구하며 이날 오전부터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1인 단식농성에 돌입, 협상파에 힘을 보탰다. 다른 의원들도 단식농성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야당을 설득할 수 있는 새로운 안을 제시하면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 간 대화가 성사되지 않으면 양측의 강경파들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까지 나섰는데도 가능성이 없다면 더 이상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면서 “중진들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창구·이현정기자 window2@seoul.co.kr
2011-11-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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