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들이 나라 망쳐…이승만·미국 덕에 우리가 잘 살아”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동영 통합민주당 최고위원을 폭행했던 60대 여성이 30일 별세한 고(故) 김근태 통합민주당 상임고문의 장례식장에서도 난동을 부렸다.

김 상임고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연건동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에 박모(62·여)씨가 찾아온 시각은 이날 오후 3시쯤. 박씨는 빈소 앞에서 “빨갱이들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과 미국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잘 살고 있다.”면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느냐.”고 소리를 지르며 난동을 부렸다.
박씨는 1분여 만에 장례위원회 관계자들에 의해 밖으로 끌려 나갔다.
박씨는 지난달 15일 오후 2시쯤 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열린 대규모 정전대비 시험훈련에서 박 시장을 폭행하기도 했다. 박씨는 박 시장을 향해 “시장 사퇴해, 이 빨갱이 OO야! 김대중O의 앞잡이” 등 폭언을 퍼부으며 목덜미를 때렸었다. 지난 8월 15일에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8·15 반값등록금 실현 국민행동, 등록금 해방의 날’ 행사에 참석한 민주당 정동영 의원에게 다가가 욕설을 퍼부으며 머리와 멱살을 잡고 흔드는 등 폭행을 한 뒤 경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지난 7월 박씨에게 봉변을 당할뻔 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하고 나오는데 정문에서 박씨가 “빨갱이”라고 소리치며 자신을 향해 돌진했으나 비서관의 제지로 폭행은 면했다고 전했다.
야권 인사들에게 수차례 폭력을 행사한 박씨는 지난달 19일 법원으로 부터 1개월간의 치료 감호 명령을 받고 정신 감정 및 치료를 담당하는 공주 치료감호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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