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불이 났을 때 영웅이 되려면...

북한에서 불이 났을 때 영웅이 되려면...

입력 2012-06-22 00:00
수정 2012-06-2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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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에서 김일성 일가에 대한 우상화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우상화가 너무나 일상화가 되서 북한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눈치 채지 못하는 우상화도 있다. 남쪽에서는 알고보면 황당하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북한의 우상화 사례 몇가지를 최근 탈북자 인터넷 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가 소개했다.

 최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북한 교과서라는 사진 한 장이 실렸다. 그런데 그 사진을 본 탈북자는 단번에 북한 교과서가 아니라는 댓글을 달았다. 확인 결과 남쪽에서 안보용으로 제작된 책의 내용이었다. 탈북자가 북한 교과서라가 아니라고 판단한 이유는 김정일 이름을 줄을 바꿔가며 표기됐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일가의 이름을 쓸 때 절대 줄을 바꿔서는 안되며 한 줄 내에 처리해야 한다.

뉴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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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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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에서는 여행할 때 몰래 사진을 찍거나 갑작스레 사진을 찍는 것도 금지 행위다. 김일성 동상을 예로 들자면, 급하게 찍다가 동상이 일부라도 사진 속에서 잘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관광객 카메라에서 김일성 동상의 한쪽 팔이나 하반신이 잘린 것이 발견될 경우 바로 삭제 된다고 한다.

뉴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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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에서는 또 김일성 일가 중 한 명으로 분장한 배우에게는 실제 김일성 일가를 대하듯 해야 한다. 북한의 유명한 영화 감독으로 인민예술가 칭호와 국기훈장 제1급을 받았던 류호손(68)은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영화 촬영 도중 흥분해 김일성 역할을 맡은 젊은 배우에게 소리를 질렀다가 혁명화를 갔다왔다는 후문이다. 혁명화는 북한 고위층들이 과오를 저질렀을 때 농촌이나 오지 탄광 등으로 보내 생산 현장에서 잘못을 반성하게 하는 처벌이다.

 김일성 일가 사진이 들어간 노동신문 지면은 절대 다른 용도로 쓸 수 없고, 따로 모아 반납해야 한다. 만약 휴지나 도배지로 사용하거나 담배를 말아서 피는 행위 등을 했다가 적발되면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김일성 일가의 사진이 실린 지면을 따로 분류해 반납하는 게 귀찮아 아예 태워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뉴포커스는 전했다.

뉴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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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에서 집에 불이 났을 때 김일성 초상화를 가장 먼저 챙기는 게 좋다. 패물 대신 김일성 초상화를 들고 나온 사실이 알려지면 북한 정부으로부터 영웅 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부부 싸움을 하다가 성난 남편이 던진 물건이 김일성 초상화를 건드렸는데, 이를 아내가 신고해 남편이 처벌받은 일도 있다고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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