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가능성에 무게..李대통령 ‘의중’ 주목
이명박 대통령이 사의를 표명한 이달곤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 정무수석은 3일 하금열 대통령실장 주재로 열린 특검 임명 문제와 관련한 긴급대책회의에서 ‘내곡동 사저 터 특검법’의 여야 합의가 무산된 데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이 수석의 사의를 수용할지 여부는 아직 모르겠다”면서 “이 문제는 전적으로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특검 임명 시한인 5일까지 정치권 상황을 지켜본 뒤 사의 수용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수용보다는 반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형국이다.
퇴임을 4개월 앞두고 새로운 정무수석을 찾기가 쉽지 않은 데다 본격화한 대선 정국에서 업무의 연속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론’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사의를 받아들일 경우 ‘문책성 경질’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이 수석은 지난달 3일 국회를 통과해 정부로 넘어온 특검법의 처리를 놓고 청와대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렸을 때 수용을 적극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내곡동 사저 터 특검’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중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특검법을 전격 수용하면서 “민주통합당이 특검을 사실상 임명하도록 한 특검법을 통과시킨 것은 여야 간 정략적 합의”라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한 바 있다.
여야 간 합의가 끝내 무산될 경우 이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이냐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현재로선 이 대통령은 민주당이 추천한 특검 후보자 중 1명을 선택해야 한다.
‘내곡동 사저 터 특검법’에서 민주당이 특검후보자를 추천하도록 명시돼 있는 만큼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이 대통령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이 대통령이 민주당 추천 특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경우의 수도 상정해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이 현실화된다면 대통령의 ‘법률 위반’ 문제가 대선 정국을 강타할 메가톤급 태풍으로 부상하면서 청와대와 여야 간 극한 대립이 예상된다.
최금락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은 “지금 시점에서 여야 합의가 안 될 경우를 예단해 말하기는 이르다”면서 “정치권에서 합의를 이행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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