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방위사업비리 합수단 출범직전 최종변제…해명 석연찮아
정홍용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은 12일 자신의 아들이 무기중개상 함모(59) 씨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의혹과 관련, 아들이 4천만원을 받았지만 뇌물은 아니라고 해명했다.정 소장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 자료에서 자신의 둘째 아들이 작년 7월 말 함 씨로부터 4천만원을 받았다며 “검찰에서 이를 뇌물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아들이 함 씨의 돈을 받은 것이 “개인적인 차용에 불과한 것”이라며 “이(돈을 받은 사실)를 인지한 즉시 모든 것을 변제했고 이런 편의 제공으로 인한 어떤 대가성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함 씨가 자신의 ‘친구’라고 밝히고 아들이 지난해 5월 말 방산업체 LIG넥스원 퇴직 이후 유학을 위해 은행 잔고 증명을 준비할 때 함 씨의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 소장 아들의 고등학교 선배이기도 한 함 씨가 정 소장 아들에게 ‘유학을 위해서는 본인의 잔고 증명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 소장의 아들은 작년 7월 말 함 씨로부터 1천만원 짜리 수표 4장을 받아 한 달 동안 은행 계좌에 둠으로써 은행 잔고 증명 절차를 마치고 같은 해 9월 미국으로 떠났다는 것이 정 소장의 설명이다.
정 소장은 아들이 출국 직전인 지난해 8월 말 함 씨에게 3천만원을 돌려줬으며 자신은 함 씨가 아들에게 돈을 준 사실을 같은 해 11월에야 확인하고 같은 달 17일 나머지 1천만원을 그에게 송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 소장의 이 같은 해명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소장이 아들과 함 씨의 돈거래를 무려 4개월 동안 모르고 있다가 11월 중순에야 함 씨에게 1천만원을 돌려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해명이라는 것이다.
특히 정 소장이 함 씨에게 1천만원을 송금한 것은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의 공식 출범을 불과 나흘 앞둔 시점이라는 점도 여러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정 소장은 아들과 함 씨의 돈거래가 “함 씨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과 아들의 신중하지 못함으로 인해 이뤄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공인으로 근무하는 동안 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내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모든 책임은 나 자신에게 있고 누구를 탓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거물급 무기중개상인 함 씨는 우리 군의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을 포함한 무기체계 도입 과정에서 ‘금품 로비’ 혐의로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의 조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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