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잘날 없이 ‘연명’하는 野최고위…끝없는 수난시대

바람잘날 없이 ‘연명’하는 野최고위…끝없는 수난시대

입력 2015-12-05 13:18
업데이트 2015-12-05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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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다’

지난 2·8 전당대회로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 딱 어울리는 말인 것 같다.

최근에는 당 내홍 돌파를 위해 문재인 대표가 꺼내든 ‘문안박 지도부 구성 카드’와 안철수 전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역제안’으로 공중분해될 위기에까지 처했다. 두 복안 모두 현 지도부의 해산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다.

안 전 대표가 문안박 제안을 거부하며 혁신 전대를 역제안하고, 공을 다시 넘겨받은 문 대표가 혁신 전대를 또다시 거부, 현행 체제로 총선을 돌파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최고위는 가까스로 ‘연명’하게 됐다.

와해 위기는 모면했지만 ‘수난시대’는 이어지는 분위기이다.

당장 오영식 의원이 ‘문안박 길터주기’를 자임하며 지난달 27일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호남 비주류 출신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정면돌파 내용을 담은 문 대표의 3일 기자회견에 반발, 그에 대한 항의 표시로 4일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주 최고위원은 사퇴 방안을 포함, 거취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에 이은 주 최고위원의 ‘두번째 사퇴’가 현실화되면 오 의원에 이어 최고위원 2명의 빈자리가 생기게 되는 셈이다.

주 최고위원은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없는 무기력감을 느낀다”며 “이런 상태에서 계속 최고위원회의에 나가야 하는지 회의가 든다. 주말 사이에 좀 더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와 최고위원들 간 의사소통 단절 사례가 계속되면서 최고위원들이 지도부로서 명맥을 이어갈 뿐 ‘영’이 서지 않는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당 일각에서 “식물지도부로 전락했다”는 자조적 언급이 나올 정도다.

문 대표는 문안박 지도부 구성 제안 당시 지도부와 사전 조율 절차를 거치지 않아 반발에 부딪히자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전에 제대로 논의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사과드린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최고위는 문 대표가 취임 후 첫 행보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을 놓고 이견을 노출하는 등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 특히 4·29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에는 난맥상이 끊이지 않았다.

문 대표가 지도부와 상의도 없이 재보선 다음날 원내회의에서 특별한 책임론에 대한 거론 없이 사과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지도부 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어 문 대표에게 “사퇴를 하지 않겠다면 친노패권 청산을 약속하라”고 연일 압박하던 주 최고위원이 5월 8일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발언’의 파동이 겹치자 사퇴를 선언했다.

6월에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문 대표의 최재성 사무총장 인선 강행에 반발해 당무거부에 돌입, 최고위는 또 파행을 겪었다. 7월에도 이용득 최고위원이 정봉주 전 의원의 사면을 요구한 유승희 최고위원을 향해 불만을 표시하며 고함과 욕설을 하는 등 분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8월 주 최고위원이 108일만에 복귀하고 정 최고위원도 9월 ‘사면 복권’되면서 정상화되는 듯했지만 문 대표의 재신임 정국에서 또한차례 갈등에 휩싸였고, 문 대표의 지난 18일 문안박 제안 발표 후 주 최고위원이 공개 사과를 요구하면서 갈등이 재연됐다.

문 대표가 혁신과 총선 승리를 명분으로 한 ‘마이웨이’를 선언, 당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부침이 끊이지 않았던 최고위원회의도 정상궤도에 오를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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