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보수, 중도보수, 중도진보, 진보 4당 체제로 갈수도”

홍문종, “보수, 중도보수, 중도진보, 진보 4당 체제로 갈수도”

이도운 기자
입력 2015-12-14 18:27
업데이트 2015-12-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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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도 정치하고 있는 것”... “김무성 대표는 운이 상당히 좋은 편”

새누리당의 홍문종(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 의원은 올해 늘 정치뉴스의 중심에 있었다. 친박근혜계의 핵심인 홍 의원이 개헌, 반기문 영입론, 중진 용퇴론 등을 언급할 때마다 여당은 물론 정치권 전체가 들썩거렸다. 연말을 맞아 그동안의 이슈를 정리하고, 새로운 정치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이도운 정치부장이 14일 홍 의원을 인터뷰했다.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 탈당으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됐다. 내년 총선이 새누리당에 유리한 게임이 될까.

“야당이 갈라지는 것이 불리하지는 않지만, 야당이 2개가 되든 10개가 되든 정치를 할 사람은 항상 넘친다. 여당에도 옛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이 정치를 하고 싶어 하는데 현재 마땅히 갈 곳이 없다. 판이 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현역 의원들도 경선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은 어렵다. 그리고 여당 내에도 (야권 성향의) 잠복된 세력들이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정치권으로 뛰어들 수 있는 결단을 할 수 있는 빌미를 안 의원이 제공한 것이다. 따라서 야당이 갈라졌으니까 우리가 무조건 유리하다? 그렇지 않다.”

-안 의원은 새누리당의 확장을 막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여권 인사를 받아들이긴 어렵지 않을까.

“굳이 안 의원에게로 갈 필요는 없다. 조국 교수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진보로 가라. 안 의원은 중도(진보)로 가라’라고 했다는데, 여권도 보수와, 중도 보수로 해서 여야 모두 4당 체제로 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해본다.”

-당의 내년 총선 전략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

“국민들은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원한다. 오픈프라이머리나 국민경선제로는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주기 어렵다. 경선을 하면 현역 의원들이 유리하다. 국민들은 새 옷, 새 후보, 새 스타를 원한다. 지금도 국민들이 보기엔 그 나물에 그 밥일 수 있다.”

-그러면 공천은 누가 하나.

“모른다.”

-당에서 하나. 청와대에서 하나.

“당에서 하겠지.”

-대통령의 뜻에 따라 출마하는 후보가 있다면, 당에서 어떻게 수용하나.

“지금 당에서 수용 안 하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

-당과 청와대가 공천 문제에 대해선 얘기를 하지 않나.

“지금 이 상황에서는 할 수가 없다. 당에서 하는 얘기가 더 명분이 있어 보이고 그럴듯해 보인다. 지금 당권을 가진 사람들은 기존 질서 안에서 당내 순위가 정해져 있는 대로 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고 있다. 청와대가 당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얘기하지 말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대통령도 속마음은 어떤지 모르지만,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을 수 있겠지만, 당에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이 분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기 때문에 그러진 않을 것이다.”

-청와대나 내각에 근무했다가 출마하려는 사람에게 대통령의 의중이 실려 있다고 봐도 되나.

“지역에 가서 기득권을 때려 부수는 데 ‘대통령 생각이 이렇다’ 이렇게 말하는 방법밖에 없다. 다른 방법이 있을까.”

-공천관리위원장은 누가 하면 좋을까.

“모르겠다.”

-대구에서 유승민 의원이 낙선하는 것이 대통령의 뜻인가.

“그건 모른다. 내가 대통령도 아닌데.”

-친박계에 좌장이 있나.

“나이로 따지면 서청원 최고위원이 좌장이지만, 실제로는 전부 좌장이다. 최경환 좌장, 윤상현 좌장, 김재원 좌장, 홍문종 좌장. 정치를 하면서 어떤 한 사람을 세워 놓으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시원시원한 장점은 있다. 하지만 의견이 잘못 투영됐을 때 그것을 정정할 수 있는 기능은 굉장히 약화돼 있다. 옛날 동교동계, 상도동계 같은 것과는 차이가 있다.”

-친박계 내부에서 제기된 용퇴론에 동의하나.

“상향식 공천제로 가자는 것은 국민들에게 모든 선택의 행위를 맡기자는 것이다. 용퇴론도 결국 전략공천이다. 당신은 집에 가라는 의미다. 지금 전략공천 없다고 얘기하면서 용퇴론을 얘기하거나 험지 출마론을 얘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당내 친박계는 몇 명이나 되나.

“20~30명 빼고 다 친박이다.”

-그러면 더 추려서 진박(진실한 친박) 의원은 몇 명이나 될까.

“김무성 대표도 한번도 대통령 뜻에 어긋나게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건 언론에서 만든 단어이기 때문에 언론에서 찾아내야 한다. 내가 누가 진박이고, 몇 명이라고 얘기하기는 좀...”

-김 대표의 리더십은 어떻게 보시나.

(한참을 생각하더니) “정치는 운이 좋아야 한다는데, 운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현재로서는.”

-‘김 대표도 부산 영도를 떠나 수도권에 출마하라’는 목소리는 타당성이 있나.

“그 정도 정치적 체급이 되는 사람에게 이래라저래라 얘기하는 건 옳지 않다. 본인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다.”

-다음 당 지도부는 어떻게 구성될까.

“다음 지도부는 총선과 연관 관계가 많을 것이다. 그래서 다음 지도부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이번 총선을 앞두고 이런저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아니겠나. 다선 의원들은 ‘국회의장파’와 ‘당권파’로 나뉘게 될 것이다.”

-개헌 추진은 4월 총선 결과에 따라 유동적인가.

“노코멘트. 내가 개헌 얘기하면 또 뒤집힌다. 전화가 빗발쳐서 안 돼(웃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새누리당 영입 제안을 한 적이 있나.

“반 총장과 하버드 대학을 같이 다녔다. 같은 반에서 커피 마시면서 그때 얘기했나 보다. 하하하. 반 총장과 몇 번 만난 적이 있지만, 반 총장의 가장 큰 주문은 국내 정치에 자기 이름을 빼달라는 것이었다. 어쨌든 유엔 사무총장을 하는 것은 정치를 하는 것이다. 다른 필드에서 다른 정치를? 정치는 못 끊는다. 죽을 때까지.”

정리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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