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2위로 껑충…‘안희정 돌풍’ 어디까지 갈까

지지율 2위로 껑충…‘안희정 돌풍’ 어디까지 갈까

입력 2017-02-05 15:07
수정 2017-02-0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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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보수 껴안으며 ‘외연확장’ 가능성‘文 대세론’ 꺾기는 역부족 전망도

‘태풍일까, 미풍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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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인터뷰하는 안희정 지사
어린이와 인터뷰하는 안희정 지사 안희정 충남지사가 5일 오후 서울 강북구 꿈의숲아트센터에서 열린 ’2040과 함께하는 아이 키우기 브런치토크’에서 한 어린이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그의 상승세가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물론 같은 당 문재인 전 대표가 지속적으로 30%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며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 지사의 지지율은 10%를 간신히 턱걸이한 수준이다.

현재로서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2위’이지만 안 지사의 추격세를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무엇보다도 이미 한차례 대선출마를 거치며 고정 지지층과 ‘안티층’을 동시에 가진 문 전대표와는 달리 안 지사는 일종의 ‘신상품’으로서 표의 확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중도 하차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지지층 일부를 흡수하면서 충청권의 대표선수로 떠오르는 분위기여서 그의 ‘돌풍’에 더욱 시선이 쏠린다.

여기에 문 전 대표와는 친노 지지층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무현 적통’ 경쟁을 어떻게 전개하느냐에 따라 민주당 경선판을 예측불허의 상태로 몰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13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지사의 지지율은 6%로 31%를 기록한 문 전 대표는 물론이고 이재명 시장(12%)보다 훨씬 뒤처지며 ‘루키’로 인식됐지만, 반 전 총장이 대선 포기를 선언한 뒤 3일 발표된 조사에서는 10%를 기록하며 문 전 대표(32%)에 이어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불과 3주 만에 탄핵 국면에서 넘지 못할 것 같았던 이 시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벽을 허문 것이다. 여전히 문 전 대표와는 큰 격차를 보이지만 상승 속도로 볼 때 문 전 대표를 심리적으로 크게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같은 ‘흐름’으로 볼 때 안 지사의 돌풍이 ‘태풍’으로 바뀔 수 있다는 관측에 점차 무게가 실린다. 이념적으로 유연하고 정책적으로도 넓은 스펙트럼을 보이면서 전통적인 진보 지지층 외에도 중도·보수층을 껴안을 수 있는 외연확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안 지사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 “한미동맹 관계에서의 정부 간 합의를 섣불리 변경할 수 없다”거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는 등 문 전 대표와 결이 다른 반응을 보여 중도·보수층으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았다고 평가된다.

반 전 총장의 공백으로 충청권, 즉 중원의 표심을 휩쓸고, 문 전 대표에 대한 ‘패권’의 시선을 가진 일부 야권 표심을 유입한다면 상승세가 치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전통적 텃밭인 호남 유권자들 사이에서 안 지사에 대한 호감도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지역사회 밑바닥에 남아있는 반문(反文·반 문재인) 정서를 파고들 경우 문 전대표가 주도하는 경선판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안희정 발(發) 돌풍에 한계가 있어 결국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문 전 대표가 온라인 당원을 중심으로 탄탄한 당세를 확보하고 있고 인지도 면에서도 월등해 경선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또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고 경선일정 또한 촉박해 당내 다수파를 형성하면서 조직력과 기반이 탄탄한 문 전 대표를 누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반 전 총장의 일부 지지자들이 안 지사 쪽으로 유입되는 현상도 일시적인 것으로, 결국 표심이 보수 후보에게로 유턴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가운데 안 지사는 ‘정책 소통’을 고리로 유권자와의 접촉면을 확대하면서 지지율에 상승 탄력을 붙여나간다는 구상이다. 그는 5일 20∼40대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과 ‘브런치 토크’를 하며 육아의 고충을 듣고, 보육 정책에 대한 구상을 설명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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