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한러 외교장관 회담…러, 사드 반대 재차 표명
러시아가 한러 외교장관회담에서 내달 한미 연합훈련 때 미국 전략자산(무기)의 투입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열린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때 미국 전략자산을 (한반도 및 주변에) 배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배석한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의 도발이 있었지만 한반도의 긴장이 너무 고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맥락에서 이 같은 언급을 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러시아 측은 또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방어(MD) 체계의 일환이라는 맥락에서 우려를 표했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회담 내용을 전한 언론 보도문을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 상황에 대한 견해 교환이 있었으며 양측 모두 역내 긴장 고조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또한 러시아는 역내 군사 인프라 증강과 무력을 통한 문제 해결 노선을 포기하고 정치·외교적 문제 해결 방안의 집단적 모색에 나서는 길 외에 대안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외무부는 설명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핵 보유 시도를 비난하며 이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 동참하면서도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정치·외교적 협상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기 위한 미국 사드 시스템의 한국 배치와 정례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을 북한의 위협 수준을 넘어서는 과도한 군사적 대응이라고 평가하며 반대해 왔다.
▲그런 한편 두 장관은 약 30분간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 북한의 지난 12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
▲윤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이 기술적 진보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를 설명하고 북한이 핵무장을 향한 최종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사드 배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방어적 조치이며, 러시아를 포함한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재차 설명했다.
▲이날로 7번째 회담한 두 장관은 외교차관간 전략대화, 부총리급 경제공동위 등을 원활히 가동하자고 뜻을 모으는 등 양국간 협력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라브로프 장관은 한러간 극동 개발 관련 협력 사업에서 꾸준히 후속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고, 윤 장관은 양국간 인적 왕래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한러 외교장관 회담은 언론의 회의장내 진입 자체를 막았던 같은 날 한중 외교장관 회담과 달리 언론의 회의 앞부분 취재를 인원수 제한없이 허용했다. 배석한 당국자는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좋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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