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민의당-바른정당 ‘연대·통합론’에 촉각

민주당, 국민의당-바른정당 ‘연대·통합론’에 촉각

입력 2017-05-14 10:31
수정 2017-05-1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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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이 용납 안 할 것” vs “우리가 손 내밀어야”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연대 논의 상황을 주시하면서 대응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민주당은 국민의당을 협치의 제1파트너로 여기고 있다. 국민의당이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분당사태로 탄생한 사실상의 ‘한 뿌리’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10월 국회를 찾아 “뿌리는 같은 정당”이라면서 “더 특별한 협력을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하며 ‘동지적 관계’를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여당으로 자리 잡고 본격적으로 손을 내밀기도 전에 국민의당이 바른정당에 ‘러브콜’을 보내면서 민주당으로서도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새 정부의 국정 동력을 위해선 야당을 포섭해 적어도 입법 연대의 틀을 마련하는 게 필수인 상황에서,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놓치게 된 형국이어서 더욱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를 둘러싸고 복잡한 기류가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 구(舊) 여권인 바른정당과 손을 잡는 것을 지지자들이 용인하지 않으리라고 전망하면서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다.

한 의원은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당이 고(故) 김대중 대통령과 호남의 가치와 정신을 계승한다고 하지 않나”라면서 “그런데 호남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인정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런 완벽한 정치공학을 존중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단순히 몸집을 불리기 위한 통합은 또 다른 차원의 역풍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성공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쪽에선 국민의당의 움직임을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민의당이 어디까지나 민주당과 파트너십을 갖고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상호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향후 어떤 시점과 방법이 동원될지 모르겠지만 통합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뿌리가 같은 정당이 만나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국민의당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국민의당의 통합 논의에는 대선 패배 이후 바닥에 떨어진 당의 존재감을 되살리기 위한 포석이 깔린 상황에서 자칫 민주당이 개입할 경우 되레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의당의 통합 논의에는 규모있는 야당으로서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측면이 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여당이 거기에 왈가왈부 하는 것은 국민의당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 위에서 급하게 접근하려는 것은 오히려 도움이 안 될 수 있다”면서 “국민의당의 바닥 민심, 지지자들에 접근을 하고 필요하면 상층 핵심부도 교류를 하면서 우리와의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당장 ‘바른정당과 통합은 안 된다. 우리와 합치자’라고 하는 것은 바른 접근이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통화에서 “큰 선거 이후에 각 정당이 자기 정비에 들어간다”면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선거 전부터 후보 단일화 논의가 있었던 만큼 그 연장선에서 이야기하는 것인데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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