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외교안보라인 핵심인물 포함될 듯출장조사·제3의 장소에서 조사할 수도
청와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 추가 반입과 관련해 국방부가 의도적으로 보고를 누락했다고 밝히고 직접 조사를 천명하면서 누구를 상대로 어떻게 조사가 이뤄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청와대 내에서 이번 사안을 ‘국기문란’으로까지 판단하고 있는 기류를 감안하면 사안의 진상이 어떻게 밝혀지느냐에 따라 새 정부 초기 국정의 큰 방향을 좌우할 수 있을 만한 대형 이슈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1차적인 경위조사 결과 국방부가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관련 보고를 명백히 누락했다고 보고 관련자들에 대해 고강도 조사를 벌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이슈가 국가 안보 등 기밀과 관련된 사항이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조사방법과 대상 등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31일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허위 보고냐, 누락이냐의 부분은 의도성을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사 중인만큼 더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사드 배치 초기부터 이 문제에 관여해 온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의 핵심인물들은 조사를 피해갈 수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기밀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한 과정을 보면 결재 라인에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포함되나’라는 물음에 “공식적으로 보면 그렇다고 봐야 한다”고 대답했다.
애초에 청와대에 보고된 내용에서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이 빠졌는지가 이번 사안의 핵심인 만큼 보고서의 결재 라인에 들어가 있는 한 장관은 조사를 피해가기가 어렵게 됐다.
한 장관뿐만 아니라 정의용 안보실장 취임 전 자리를 지켰던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 역시 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실장과 한 장관 등을 상대로 어떤 내용을 물을지도 관건이다.
누가 어떤 경위와 과정으로 이 같은 보고를 하게 됐는지를 비롯해 청와대가 의심하는 대로 보고가 누락된 배경에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할 목적이 있었는지 등이 전방위적으로 조사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사안의 중요성과 모든 가능성을 살펴봐야 하는 조사 범위를 고려한 듯 청와대 관계자는 조사가 마무리될 시점을 놓고서도 “조사 범위와 내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조사 과정에 따라서는 청와대의 조사 장소가 달라질 수도 있다.
전날은 국방부 정책실장 등 관계자 몇 명을 청와대로 불러들였지만 보고서 작성 과정을 엄밀히 들여다보려고 한다면 국방부로 직접 가거나 제3의 장소에서 조사를 진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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