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현안 난제 산적…북핵·사드 ‘파열음 없는 조율’ 관건
외교부 역사상 첫 여성 외교사령탑에 오른 강 장관 앞에는 북한·북핵 대응, 일본군 위안부 문제, 주변 4국 외교 등 쉽지 않은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29∼30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첫 정상회담 준비다. 강 장관의 임명으로 정상회담 준비는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특히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온 한미정상회담에선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자유무역협정(FTA), 주한미군 주둔비 인상 등 각종 현안을 놓고 한미 간 이견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어 외교 당국 간 사전 조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강 장관이 국회 청문회에서 “임명이 되면 그 즉시 미국 방문을 추진해보겠다”고 밝힌 것도 이번 첫 정상회담이 갖는 중요성을 반영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조만간 정상회담 사전 조율을 위한 강 장관의 방미도 추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구체적으로 사드 환경영향평가 문제와 한미 간 북한·북핵 대응 기조를 어떻게 조율할지 관심이다.
북한에 대해 제재와 함께 대화도 병행하려는 문재인 정부로서는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상대방인 북한은 물론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국과의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나가야 한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추가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없는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문 대통령 제안에 대한 입장을 묻자 “우리의 입장은 바뀐 게 없다.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서는 먼저 비핵화가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을 방문한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대통령특보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이 핵과 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한미 합동 군사훈련과 한국 내 전략무기 자산을 ‘축소’하는 방안을 미국과 상의하겠다는 입장도 밝혀,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가 파열음을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강 장관이 다자외교 전문가이지만, 북한·북핵 대응 관련해서는 특별한 성과를 보인 적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정부 내 북한·북핵 문제 논의에서 외교부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미·중 사이에서 사드 관련 해법을 찾는 것이나 일본을 상대로 역사적 반성과 실용적 안보·경제 협력을 병행 추진해 나가는 것,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 추진도 주변 4국 외교 차원에서 풀어나가야 하는 주요 의제다.
특히 한국 여성으로서 유엔기구의 최고위직에 진출했던 강 장관이 그동안 인권·인도주의 전문가로 국제무대에 활약해온 만큼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한일 위안부합의가 나왔을 때 의아한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 “(합의 일부 문구는) 군사적 합의에나 나올 수 있는 이야기”, “피해자 관점서 진정성조치 취해지도록 노력하겠다”라는 등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강한 비판적 인식을 드러냈다.
그러나 일본의 아베 정부는 위안부 합의 재협상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위안부 문제 해법 마련과 한일관계 회복도 난제 중 난제다.
이밖에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 윤영관 전 장관 임명 이후 14년만의 비(非)외무고시 출신 인사인 강 장관이 어떤 방식으로 외교부 개혁을 이뤄낼지도 관심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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