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절차 놓고 洪측 “최고위 의결사항 아냐” vs 친박 “최고위 거쳐야”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최종적으로 정리할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를 앞두고 벌써부터 그 결과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당 윤리위원회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을 결정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보였으나 의외로 최고위 내부에서 찬반 기류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데 따른 것이다.
애초 ‘확인 사살’ 차원에서 최고위 개최를 계획했을 홍준표 대표 입장에서도 이런 상황은 적잖은 정치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20일 회의를 열어 박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확정 지었다.
이후 지난 23일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에게 이 같은 윤리위 의결을 서면으로 알렸다. 이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열흘 뒤인 11월 1일까지 박 전 대통령의 응답이 없을 경우 2일 자정부터는 제명 처분된다.
당헌·당규상 박 전 대통령 제명을 위해 윤리위 결정 외에 최고위 의결을 따로 거쳐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그러나 지도부는 추후 법적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최고위를 거치기로 했다.
상황이 복잡해진 것은 당초 절차상 명분을 강화하기 위한 성격에 가까웠던 최고위가 내부의 팽팽한 찬반 논란 속에 되레 문제만 꼬이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비롯됐다.
현재 지도부에서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해 찬반이 직·간접적으로 확인된 사람은 5명 정도다.
홍 대표와 그의 측근인 이종혁 최고위원, 보수 대통합 추진위원회(통추위)에서 활동하는 이철우 최고위원 등 3명은 출당 찬성파로 분류된다.
반면 김태흠·이재만 최고위원은 출당 반대파로 구분된다.
입장을 밝히지 않은 나머지 4명 가운데 공개적으로 절차상의 아쉬움을 드러내 온 정우택 원내대표와 친박(친박근혜)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류여해 최고위원은 출당 반대파, 이재영 최고위원은 출당 찬성파로 각각 기울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찬반 여부는) 노코멘트”라고만 답했다.
다만 주변에서는 김 정책위의장이 내년 경북도지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TK(대구·경북) 민심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출당에 찬성표를 던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양측은 관련 당헌·당규 해석을 놓고도 부딪쳤다.
윤리위원회 규정에는 ‘당원에 대한 제명은 위원회의 의결 후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확정한다’(제21조 2항)고 명시돼 있다.
동시에 탈당 권유 징계의결을 받은 사람이 통지를 받은 시점에서 열흘 내 탈당 신고서를 제출치 않으면 ‘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지체 없이 제명 처분한다’(제21조 3항)는 내용도 있다.
홍 대표 측은 3항에 근거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은 최고위 회의의 의결사항이 아니라고 본다.
당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 출당의 경우 윤리위가 중요한 결정을 했으니 최고위에서 협의하자는 것이지, 반드시 최고위 의결로 박 전 대통령 출당이 확정되는 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친박은 탈당 권유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을 최종적으로 제명하려면 2항을 적용해야 하므로, 최고위 의결을 거쳐서 확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고위에서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가 논의될 때 그 방식이 무기명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당헌·당규에 명시돼 있지 않아 추후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