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김성태, 예산안 처리 손잡았지만 ‘절반의 공조’

홍영표·김성태, 예산안 처리 손잡았지만 ‘절반의 공조’

입력 2018-12-08 07:59
수정 2018-12-08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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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법 합의이행 실패…선거제개혁 합의불발에 ‘짬짜미’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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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
다시 만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가운데), 자유한국당 김성태(오른쪽),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7일 오후 국회에서 회동 후 회의실을 나오고 있다. 2018.12.7
연합뉴스
노동계 출신 유대감…7개월간의 아슬아슬한 밀당

2018년 5월 11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취임 이후 첫 행보로 드루킹 사건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찾았다.

홍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의 손을 잡고 “건강이 제일 중요하니까 단식을 풀고 이야기를 통해 해결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노동운동을 같이 한 사람으로서 진정성을 갖고 풀면 못 풀 게 없다”고 답했다. 김 원내대표가 단식 농성 중 주변에 “홍 의원은 내 친구”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노총 출신이고 김 원내대표는 한국노총 출신이다. 두 사람 모두 노동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유대감을 보였다.

홍 원내대표가 1957년생, 김 원내대표가 1958년생으로 나이도 비슷하다. 두 사람은 국회에 들어와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간사를 맡기도 했다.

그러나 주요 고비마다 아슬아슬한 ‘밀당’(밀고당기기)을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두 원내대표는 거친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국회의장 주재 정례회동 시 회동장 밖으로 두 원내대표 간 고성이 흘러나오고, 김 원내대표가 얼굴을 붉히며 회의실 문을 박차고 나온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자존심 센 홍 원내대표도 굳이 그를 붙잡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김 원내대표 가족의 대기업 특혜채용 의혹이 거론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김 원내대표가 홍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는 후문도 있다.

지난 10월 사법농단 의혹 관련 특별재판부 설치가 이슈로 부상했을 때 김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은 최순실(사태)의 가장 큰 특혜수혜자”라고 비판하자 홍 원내대표가 “시정잡배도 하지 않을 막말로 저급함의 극치를 보여줬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최대 고비였다.

4조원 세수 결손부터 일자리 예산, 남북경협기금 등 곳곳이 지뢰밭이었다. 이 과정에서 갈 길 바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심사소위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갈등은 오래가지 않았다. 두 사람이 ‘폭탄주’를 마시며 회포를 푼 적도 여러차례다.

두 원내대표는 2019년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홍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 2일)은 넘겼지만, 공언한 대로 정기국회 회기 내 예산안 처리는 지켜 내면서 여당 원내대표로서 체면은 세울 수 있게 됐다.

김 원내대표 역시 오는 11일 임기 종료를 앞두고 마지막 숙제인 임기 내 예산안 처리를 이뤄내 1년 임기의 원내대표직을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두 원내대표는 당초 합의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처리에는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양측은 마지막 협상에서 서로에 대해 언성을 높이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줄기차게 요구한 선거제 개혁 합의가 불발되자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거대양당 원내대표가 ‘짬짜미’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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