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언급했지만 대미 강경발언 없어北, 총리 교체 가능성…박봉주, 당 부위원장으로 이동
김정은, 노동당 제7기 제4차 전원회의 주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0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당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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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은 11일 김 위원장이 전날 노동당 위원장 자격으로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 나라의 자립적 경제토대를 강화하며 사회주의 건설을 다그치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해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9일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당 전원회의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에 진행된 조미(북미)수뇌회담의 기본취지와 우리 당의 입장”에 대하여 밝히면서 “우리나라의 조건과 실정에 맞고 우리의 힘과 기술, 자원에 의거한 자립적 민족경제에 토대하여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건설을 더욱 줄기차게 전진시켜 나감으로써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결렬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관련 구체적으로 어떤 언급을 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을 향한 강경 발언이나 핵 관련 언급은 없었다.
대신 자력갱생을 바탕으로 한 경제 총력전에 매진하라고 주문했다.
북한 매체들이 전한 회의 내용을 보면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이란 단어를 27차례나 언급했다.
특히 자력갱생과 자립경제가 ‘존망’을 가르는 생명선이자 ‘확고부동한 정치노선’이라며 “자력갱생을 구호로만 들고 나갈 것이 아니라 발전의 사활적인 요구로 내세워야 하며 오늘의 사회주의 건설을 추동하는 실제적인 원동력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하루 전인 9일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도 그는 ‘긴장된 정세’에 대처하기 위해 자력갱생 등의 정신을 높이 발휘할 것을 독려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오는 11일 북한의 정기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14기 첫 회의를 앞두고 연일 회의를 열어 자력갱생을 강조한 것은, 북미회담 결렬에 따른 제재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또 완전한 비핵화 전 제재 완화는 없다는 미국의 입장에 맞서 버텨보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과학교육 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여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과학과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정해질 예산 집행 등에서 해당 분야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경제사업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 지도를 강화하고 실리를 보장하며 효율을 높이는 입장에서 경제사업을 조직 진행하고 절약 투쟁을 강화할 데 대하여” 지적했다고 언급, 그동안 추진해온 시장화 조치를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북한 매체들은 전원회의에서 ‘조직문제’도 논의됐다고 밝혔다.
중앙방송은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 위원, 후보 위원을 소환, 보선했다며 박봉주 내각 총리를 당 부위원장으로 선거했다고 전했다.
이로 미뤄 북한이 내각 총리를 교체하고 박 총리를 노동당 내 직책으로 이동시켰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내각 총리 교체 여부는 11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결과에서 최종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재룡 자강도 당 위원장, 리만건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최휘·박태덕 당 부위원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태형철 김일성종합대 총장 겸 고등교육상, 정경택 국가보위상이 정치국 위원에 보선됐다.
북한의 대미외교 핵심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평창 동계올림픽 때 방남공연을한 삼지연관현악단장으로 남쪽이 익숙한 현송월 당 부부장은 당 중앙위원에 진입했다. 결렬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사령탑’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인사이동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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