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에 대한 열정, 누구나 배워야 할 장인정신”
무형문화재 보유자 초청한 김정숙 여사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초청 오찬 전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19.7.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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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는 이날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것이 바로 우리의 것’, ‘이것이 한국’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당당한 자부심을 지켜주셔서 고맙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여사는 “무더운 여름에 대청마루에 거는 발 한장에 얼마나 많은 손길이 가는지 알고 있다”며 “소리꾼이 소리를 얻는 득음은 세상에서 가장 긴 오르막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그 긴 오르막을 끝까지 오른 집념을, 오직 그 한 가지에 쏟아온 열정을 배운다”며 “한올 한올, 한땀 한땀 기울인 정성은 그 누구라도 배워야 하는 장인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순방 중 프랑스 대통령 부인과 함께한 루브르 박물관에서 귀한 유물인 막시밀리안 2세 책상 복원에 한지를 사용했다는 설명을 들었다”면서 “아흔아홉 번의 손길을 거쳐 완성되는 한지의 부드럽고도 강인한 미덕을 전 세계가 아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외국 순방 중 가장 중요한 자리에서 꼭 한복을 입으면 쪽빛으로 천연염색을 한 모시 두루마기가 정말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김 여사는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초청한 상춘재 만찬에 유기그릇을 내놓은 이야기와 BTS(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 속 봉산탈춤에 전 세계 팬이 환호한다는 점을 소개하며 “오랜 세월을 이어온 우리 찬란한 문화도 함께 주목받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여기 계신 인간문화재 여러분이 누구의 눈길도 닿지 않는 자리에서 홀로 피운 꽃을 모든 세상이 알아보고 있다”며 “한그루 한그루 거목으로 한국 문화라는 울창한 숲을 이뤄주신 여러분, 건강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은 오찬에서 전통문화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요청했다.
조부가 의병으로 항일운동을 한 전통(화살을 담는 통개)장 김동학 씨는 “하나의 보물로써 크게 남을 문화재 작품들은 홍보 없이 알려지지 않는다”면서 “청와대에서도 선물로 활용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씨는 “5천년 전통문화를 이어가려면 적극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해도 지역 강령탈춤 보유자인 김정순 씨는 “자식들을 전쟁에 안 내보내고 걱정 안 하는 이 일을 대통령께서 꼭 이루시리라 생각하고, 밤잠을 못 이루는 대통령을 위해 박수를 치자”면서 “이북에 가서 한바탕 (춤을) 추고 싶다”고 말했다.
국악인 오정해 씨가 사회를 본 이날 오찬에는 전체 국가 무형문화재 보유자 186명 중 127명이 참석했다.
오찬이 개최된 영빈관에는 행사에 앞서 무형문화재 작품이 전시되기도 했다.
장도장인 박종군 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 이사장은 오찬에 앞서 작품을 관람한 김 여사에게 “젊은 사람이 돈 되는 일만 해서 걱정”이라며 “일본은 20대씩 가업을 이어가는데 한국은 가장 오래 이어가는 게 5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여사는 “일본은 (인구가) 1억2천만명이나 되고 우리는 5천만명이라 수요·공급에 차이가 있어서 국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김 여사는 상춘재 돌계단을 보수한 이재순 석장과 인사를 하며 “감쪽같이 보수됐다”라는 말과 함께 감사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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