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
“대단히 위험한 요소 내포하고 있다” 지적北어선 발견 못한 것 경계작전 실패 인정
野, 장관 사퇴 요구에 정경두 “책임 통감”
“날짜 안 정해졌지만 개각 준비는 사실
선거 출마할 분 보내드리는 것이 옳아”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 총리는 일본 정부의 대한국 수출 규제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는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이 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우리가 반도체 부품을 북한에 빼돌린 것처럼 아베 총리가 사실을 호도하는데 이런 사실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 총리는 또 “아베 총리가 어떤 의도와 근거를 갖고 발언했는지 정부 차원에서 항의를 섞어서 질문했는데 아직 답이 안 왔다”며 “아베 총리의 발언은 사실과 맞지도 않고 대단히 위험한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일본 보복 조치 대응방안을 묻는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의 질의에 “우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는 필요하다고 본다”며 “외교적 협의를 포함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실종됐다는 지적에 대해 “문 대통령이 초반에 보이지 않았던 세션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길어지며 두 분이 초반에 불참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강 장관은 “대통령이 주요 정상과 양자 정상회담도 많이 가졌다”며 “그래서 한 시간도 그냥 가만히 계셨던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문 대통령에 대한 ‘가짜뉴스’에 대응을 촉구한 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질의에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사람은 국민을 바보로 아는 사람”이라며 “현혹되는 사람은 스스로 바보가 된다는 경각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해선 “올해 들어 북한 목선이 80여 차례 들어왔는데 모두 적발해 돌려보냈다”면서도 “이번에 그 목선을 발견해 내지 못한 건 크나큰 실책”이라고 경계작전 실패를 인정했다.
이 총리는 군 발표에서 목선 발견 장소를 ‘삼척항 인근’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군에서는 대공을 고려해 약간 흐리는 관행이 있어서 ‘인근’이라고 무심결에 했다고 한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못난 짓이라서 질책을 했다”고 밝혔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합동조사 결과를 소상하게 인사권자인 대통령께 보고드렸고 대통령께서 판단하고 조치하실 거로 보고 있다”고 거듭 사과했다.
여야는 북한 목선 입항 사건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야당이 지나친 정치 공세로 국민 불신을 자극한다고 지적한 반면 야당은 정부가 북한 목선 입항 사건을 축소·은폐했다며 국방부 장관 사퇴 및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장관과 군 수뇌부가 대통령 눈치를 보며 우왕좌왕하니 국민이 불안하다”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도 “북한 목선의 삼척상륙작전이 인천상륙작전보다 훌륭하게 성공했다”며 “한 편의 코미디 영화 같은 정말 황당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야당이 ‘노크 귀순’ 때도 없었던 장관 해임과 국정조사 등 국방의 특수성을 도외시한 주장을 한다”며 “군도 부정확한 표현으로 혼란을 야기하고 불신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 장병 교육을 더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총리는 ‘개각을 언제 하느냐’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의 질의에 “날짜를 정해 놓고 준비하는 것은 아니지만 준비가 진행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선거에 출마할 분들은 선거 준비를 하도록 보내 드리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9-07-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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