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예민한 워딩에 집중” 언론 탓
징계 후 97일 만에 최고위 재개공개 모두발언서 사과 없이
기자들이 묻자 “유공자에 죄송”
野4당 “솜방망이 처벌에 면죄부” 맹비난
5.18 망언으로 3개월간의 징계를 끝낸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7.25.김명국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 의원은 25일 모두발언에서 “저는 전당대회를 통해 전국 당원의 선택을 받아 선출된 최고위원으로서 묵묵히 국민과 당원을 바라보고 나아가겠다”면서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요즘 같은 엄중한 시기에 보수우파의 중심인 자유한국당이 우뚝 서는 데 한 몸 던져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최고위 복귀를 앞두고 당 내외 여러 의견이 있었던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런 논란이 당의 밝은 미래를 위한 건강한 토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공개된 회의 모두발언에서 5·18 망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그는 최고위 종료 후 기자들이 5·18 망언 관련 사과를 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질의응답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다시 한번 심심한 유감의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일단 그릇된 언어를 사용해 본질에 위배되게 5·18 희생자와 유공자에게 상처 드린 것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심히 많은 숙고의 시간을 가졌다. 그분들에게 정말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최고위원직 회복’ 김순례, 한국당 최고위 참석
김순례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머리를 어루만지고 있다. 김순례 최고위원은 ‘5.18 망언’으로 받은 징계가 종료되 최고위원직을 회복한 후 처음으로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2019.7.25/뉴스1
김 의원은 “제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모르지만 한국당에 소속돼 있으니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천 심사에서 징계 이력자에 대한 불이익을 주기로 한 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의 공천룰에 대해서는 “완결된 것이 아니다. 지금은 이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월8일 국회에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종북좌파가 판치면서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이 만들어져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김 의원의 한국당 지도부 복귀에 여야 4당은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한국당 최고위가 5·18 망언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면서 “한국당은 망언자들을 징계해 공당으로서 위엄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정춘숙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의의 전당에서 5·18의 역사를 부정하고 폄훼하는 거짓 선동과 망언을 퍼부은 사람에게 솜방망이 징계로 당 지도부 복귀의 면죄부를 주고 수수방관하는 한국당은 정말로 국민이 두렵지 않은가”라면서 “한국당은 정치 혐오를 조장하는 ‘막말 퍼레이드’를 멈추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개선장군이라도 되는 마냥 최고위원직에 복귀하는 모습이 ‘인면수심’”이라면서 “한국당은 또다시 반성의 기회를 내던졌다. 자정 능력이 상실된 한국당에 더이상의 기대는 없다”고 밝혔다.
김재두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한국당이 김 의원을 지도부로 귀환시킨 것은 전두환 씨의 후예임을 재확인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한국당은 차라리 이번 기회에 전두환 씨를 당 총재로 앉혀라”고 꼬집었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은 “5·18 망언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국당의 수준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면서 “5·18 망언을 한 김 의원이 당원들을 대표하는 최고위원 자리에 있다는 것은 진정한 사과나 반성을 한국당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