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버전 ‘파파고’에 ‘티머니’까지…평양도 스마트도시?

北버전 ‘파파고’에 ‘티머니’까지…평양도 스마트도시?

강경민 기자
입력 2019-11-17 10:25
수정 2019-11-1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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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체육성에선 ‘축구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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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시민들이 19일(현지시간) 지하철역 밖으로 나가면서 휴대폰을 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평양 시민들이 19일(현지시간) 지하철역 밖으로 나가면서 휴대폰을 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평양에서 북한판 ‘파파고’와 ‘티머니’가 번역과 교통 대금 결제를 도맡고, 3D 프린터가 물건을 뚝딱 만들어 낸다. 평양도 ‘스마트도시’가 되는 걸까.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17일 ‘전람회에서 본 우리의 첨단정보기술제품들’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1∼7일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전국 정보화 성과 전람회 2019’ 소식을 전했다.

매체는 전람회에 “정보기술 기업 및 개발 단위들에서 이룩한 정보기술 성과들과 독특하고 새로우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첨단 정보기술 제품들이 출품됐다”고 밝혔다.

그중 네이버 ‘파파고’를 떠올리게 하는 다국어 사전 ‘새세기삼흥’이 특히 눈에 띈다.

삼흥경제정보기술사에서 개발한 새세기삼흥은 “지능형손전화기(스마트폰)에 이 사전을 태우고(설치하고) 사진 기능을 이용해 외국어로 된 상표나 간단한 사용 설명서를 찍으면 전화기 화면에 즉시 번역문이 현시”되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파파고의 ‘이미지 번역’ 서비스와 유사하다. 러시아어와 중국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6개 언어를 번역할 수 있다.

새세기삼흥 역시 “최신 인공지능 기술인 심층신경망(딥러닝) 기술을 응용해 높은 정확도의 문자 인식 기능과 기계 번역 기능을 해결”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또 북한판 ‘티머니’라 할 수 있는 ‘비접촉식 전자 카드 결제 체계’도 주목된다.

영봉기술교류사는 북한 시내 대중교통 노선들에서 이용하는 차표 대신 비접촉식 카드로 요금을 결제하기 위해 이 기술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차표를 받는 로력(인력)을 줄일 수 있고 사용자 특성에 따르는 유일 식별정보(영웅, 공무원, 어른, 어린이)를 구별해 여객 봉사사업을 한층 개선할 수 있다”며 “고속도로 운행요금 지불, 주차요금 지불 등 많은 요금 결제 사업에 적용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술인 3D프린터도 등장했다. 3D프린터는 물질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뿌려 입체적인 물건을 만드는 기술이다.

평양출판인쇄대학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3D프린터는 수지(비닐)를 원료로 이용하며, 제조 가능한 물체의 최대 크기는 300㎜×300㎜×400㎜다.

매체는 3D프린터를 통해 “제품 생산원가를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제품의 질도 올릴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 외에 얼굴 인식기 ‘담보’와 ‘고성능 숫자식(디지털) 텔레비전 수신 안테나’ 등도 출품됐다.

북한 체육성은 축구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첨단기술을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는 데 가세하고 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체육성 산하 대영정보기술교류소가 북한 최초로 체육 봉사 홈페이지 ‘대영’을 열고 전자 체육 제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조선신보는 특히 축구 프로그램 ‘국제축구련맹전 1.0’에 대해 “방대한 체육 자료와 첨단 정보 처리 기술이 안받침(뒷받침)”한다며 “각이한(상이한) 방식의 일류급 축구 경기들을 모의하며 실제 경기장에서 달리는 듯한 체험을 하게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평양국제축구학교 학생들도 이 프로그램을 많이 이용해 경기 시야를 넓히고 축구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며 축구 전문가들과 애호가들에게도 풍부한 기술 응용 기회를 준다고 전했다.

이 프로그램은 휴대전화의 블루투스 기능을 통한 승부 겨루기 서비스도 탑재하고 있으며, 지난달 16∼23일 진행된 제23차 전국 체육과학기술 성과 전시회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조선신보는 밝혔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첨단기술은 한국과 대비하면 아직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서도 “북한 내부를 기준으로 하면 획기적인 변화”라고 평했다.

이어 “북한은 국가 주도로 과학기술을 보급해 원격 교육과 원격 진료 등 분야를 먼저 개발해왔다”며 “이제 영리를 추구하는 과학 기술이 뒤따라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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