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열병식 리허설 진두지휘

김정은, 열병식 리허설 진두지휘

김태이 기자
입력 2022-05-28 17:08
수정 2022-05-2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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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 열병식의 리허설까지 밤낮없이 직접 진두지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북한 매체에 따르면 조선중앙TV는 전날 저녁 5시 25분부터 약 2시간 40분 분량으로 편성표에는 없던 ‘조선의 존엄과 위용을 과시한 주체의 열병식’이라는 제목의 새로운 기록영화를 전격 공개했다.

지난달 25일 개최된 ‘항일빨치산’(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 기념 열병식의 의미를 되짚는 이번 기록영화에는 열병식 준비과정이 소상하게 담겼는데, 특히 김정은이 직접 열병식의 ‘디테일’까지 지시하며 리허설을 이끈 점이 눈길을 끈다.

영화는 김정은이 “뜻깊은 4월의 열병식을 구성과 형식, 내용과 양상에 있어 지금까지 있어 본 적이 없는 사상 초유의 열병식으로 되게 하시려 열병식 준비의 전 과정을 정력적으로 이끌어주셨다”고 소개했다.

김정은은 이 과정에서 열병식 개최 준비 태스크포스(TF) 격인 ‘열병식 지휘부’를 조직하고 “피복과 무기, 장구류를 비롯한 세부적 요소들까지 모두 완전무결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리허설을 세심하게 챙겼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정은은 텅 빈 광장을 향한 채로 주석단에 의자를 놓고 앉아 옆에 서 있는 간부에게 열병식에 대한 구상을 설명하듯 손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이 영화에 담겼다.

훈련이 진행되는 광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열병식 종대 배치도로 추정되는 대형 서류를 책상에 펼쳐놓고 망원경으로 훈련 모습을 살피는 모습도 포착됐다.

또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의 모습을 떠올리는 볏짚 모자에 통 넓은 바지 차림으로 광장에 나타나 발맞춰 행진하는 종대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손에 들린 서류와 현장을 번갈아 들여다보며 계획대로 훈련이 진행되는지 꼼꼼히 체크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장병들 앞에서 소총을 직접 들어 ‘모범 포즈’를 보여주는가 하면 장병들의 철모를 바로 잡고 여군들의 차려자세를 코치하는 등 밤낮없이 진행되는 리허설의 전 과정에 세세하게 관여하는 장면이 영화에서 소개됐다.

김정은이 리허설을 직접 이끈 이유에 대해 영화는 “자신께서는 열병식 훈련을 가까이에서 보아주면서 열병대원들과 더 친숙해지고 담도 키워주려고 한다(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한밤중 장병들 모르게 열병식 준비과정을 지켜보는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번처럼 훈련 현장에서 장병들과 직접 접촉한 일은 없었다.

김정은이 이처럼 열병식 훈련 때부터 적극적으로 관여하며 ‘스킨십’에 나선 것은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 열병식 의미가 그만큼 남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장병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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