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연합뉴스
설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조건없이 청와대 회동에 응하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 “만시지탄이라는 말을 쓰는데,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같이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로서 괜찮을 것 같다”고 환영의사를 나타냈다.
설 최고위원은 “이런 상황에서는 여야가 따로 노는 건 참 안 좋은 자세”라며 “이런(일본 수출 규제) 문제를 우리 내부에서 잘못이 있는 쪽으로 몰아간다면 일본과 대항해서 어떻게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울 수 있겠느냐”며 “‘우리는 정쟁을 접고 하나가 돼서 대응하자’ 이렇게 나오면 아마 국민들이 박수 칠 거라고 본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아울러 황 대표가 제안한 ‘대미특사’, ‘대일특사’, ‘국회 차원 방미대표단 파견’에 대해서는 “그건 받을 수 있는 조건이라고 본다. 논의를 해보면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국회에서는 대표단을 보내도록 이미 돼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일본에 우리 실무진을 보냈지만 창고 같은 곳에서 아주 홀대를 당했다”며 “일본 특사 문제는 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설 최고위원은 한국과 일본 사이에 물밑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는지 물어보자 “물밑 라인이 이 상황에서 있을 거라고 본다”며 양국 접촉이 진행 중일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전쟁 상황에서도 (대화라인은) 가동 하는 법이니까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개되긴 쉽지 않을 거다. 지금은 거의 경제전쟁이라고 표현해야 될 정도이기에 물밑 대화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공개는 쌍방이 좋은 조건인지 따져봐야 할 문제여서 정확히 잘 모르겠다”고 했다.
설 최고위원은 조국 수석이 ‘죽창가’를 올리는 등 정부여당이 일본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면서 확전을 불사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에 “지금 정부가 확전을 하겠다는 건 전혀 아니다. 대통령을 보시더라도 자제하고, 자제하고 있지만 일본의 기본적 자세는 우리를 깔보고 있기에 이걸 대통령이 말하시는 것 같다”며 “가능하면 외교적 선에서 합의를 짓도록 하고 일본이 자제하길 바라는 마음은 틀림 없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마지막 자존심까지 깔고 뭉갠다면 국민 입장에서 대응 안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죽창가’ ‘국채보상운동’ 발언에 대해서는 “국민 자존심을 지키자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라 생각하셔야 될 것 같다”며 “국민들이 함께 하는 자세, 함께 하는 지혜가 꼭 필요한 때다”라고 당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