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이 붙잡은 홍남기 “진심 담은 사의표명에 정치쇼? 유감…직무에 최선”

文이 붙잡은 홍남기 “진심 담은 사의표명에 정치쇼? 유감…직무에 최선”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11-04 11:25
업데이트 2020-11-0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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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국회 예결위 출석해 답변

“인사권자 뜻에 맞춰 직무수행 최선”
홍남기 3일 기재위서 사의 표명
文 “재신임”… 홍 “듣지 못했다”

민주 “생떼 부려” “자기 정치” 비난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재산세 놓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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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2021년도 정부 예산안 관련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2021년도 정부 예산안 관련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전날 사의를 표명했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인사권자의 뜻에 맞춰서 부총리로서 직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 “예산안 심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제가 편성한 입장이기 때문에 질의를 하면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드리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홍 부총리는 “제가 진심을 담아서 사의 표명을 한 것인데 (야당이) 정치쇼라고 얘기한 것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불쾌감을 표출했다.

지난 3일 홍 부총리가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하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홍 부총리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이 즉각 사직서를 반려하고 재신임한다고 밝혔지만 홍 부총리는 “듣지 못했다”며 사의 뜻을 굽히지 않았었다.

홍 부총리는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사의 표명의 이유와 관련해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요건이 “10억원 유지로 된 것에 책임을 지겠다”고 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이를 당정 간 이견 조율 과정에 대한 ‘항의’로 받아들이면서다.
사표 낸 홍남기 경제부총리, 재신임한 문재인 대통령
사표 낸 홍남기 경제부총리, 재신임한 문재인 대통령 서울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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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은혜 교육부총리가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어깨를 두드리고 있다. 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은혜 교육부총리가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어깨를 두드리고 있다. 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홍 부총리는 당초 대주주 기준을 ‘3억원’으로 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이를 관철하지 못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글로벌 정세와 경제가 불확실성이 같이 높아진 상황도 있어 이를 고려해 현행처럼 10억원을 유지하는 것으로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결정했다”고 밝힌 뒤 “2개월간 계속 갑론을박이 있는 상황이 전개된 것에 대해서 누군가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싶어 제가 현행대로 가는 거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오늘 사의 표명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3억원 기준이) 한 종목 3억원이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이런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 형평 차원에서 기존 방침대로 가야 한다고 봤다”면서 “그러나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10억원 유지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또 당정은 중저가 1주택 보유자 재산세 인하 기준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민주당은 9억원 이하 주택까지 재산세를 인하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정부는 6억원 이하 주택 기준을 고수하며 부딪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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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정성호 예결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정성호 예결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민주 “홍남기, 생떼 부리듯 처신해”
“자기 정치하듯 사의 표명” 비판

이에 대해 당 일각에서는 홍 부총리의 태도를 문제 삼고 나섰다.

민주당 관계자는 언론에 “협의 과정에서 조율이 됐으면 받아들이고 정책 당국으로서 집행하면 되는 것이지, 이것을 가지고 생떼 부리듯 처신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방식을 두고서도 비판이 나왔다.

한 의원은 “자기 정치하듯이 사의를 표명했다”며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공직자로서 적절한 처신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여당은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이견을 조율하라고 당정 협의가 있는 것 아닌가”라면서 “정부 경제 정책이 수백 가지인데 몇 가지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당이 거수기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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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 11. 2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 11. 2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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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2021년도 정부 예산안 관련 전체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2021년도 정부 예산안 관련 전체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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