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결백 주장 국면전환·물타기용…정부, 검열단 수용 가능성 거의없어”

“北 결백 주장 국면전환·물타기용…정부, 검열단 수용 가능성 거의없어”

입력 2010-05-21 00:00
수정 2010-05-2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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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검열단 파견 제안 안팎

우리 정부가 20일 천안함 침몰의 범인으로 북한을 공식 지목하자 북한은 검열단을 보내 직접 조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우리 군은 유엔 군사정전위원회에서 다룰 문제라고 밝혔다.

[포토]천안함 ‘北소행’ 결정적 증거

박정이 민·군 합동조사단 공동단장은 검열단 파견 제의를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나라는 아직 정전상태다. 정전 관리를 위해 유엔사 정전위원회가 구성돼 있기 때문에 북측이 어떻게 연루됐는지 정전위에서 판단하고, 이를 북측에 통보하고 조치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군 고위 관계자도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가 끝난 만큼 정전위가 자체 조사단을 조만간 꾸려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협정위반 확인되면 재발방지 조치

정전위는 북한 검열단과 상관없이 자체 조사단으로 이번 사태가 실제 북한의 행위이며, 정전협정 위반사안인지에 대해 조사를 벌이게 된다.

조사는 합조단처럼 과학적인 분석보다는 천안함 선체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확인하고 협정 위반 여부만을 판단하게 된다.

정전위에는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등 15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각 나라별 조사위원들이 함께 이번 사안에 대해 검토한 후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조사에서 협정 위반이 확인되면 정전위는 직·간접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다.

무력조치는 아니며 회담을 통해 재발방지 약속을 받는 수준이 된다. 또 조사보고서를 유엔에 보낸다. 안보리와 직접 관련이 없지만 세계 각국에 이번 사안이 정전협정 위반임을 공식적으로 알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전위의 조사가 끝나면 조사결과를 한국군에 통보해 남·북 장성급 회담을 제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번 사안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만남을 통해 사건에 대한 항의와 사과 등을 하도록 유도하는 자리다. 또 유엔사가 직접 북한과 장성급 회담에 나서게 된다. 이 경우 북한의 행위에 대해 우리 측을 대신한 유엔사가 북한에 책임을 묻고 관련 조치를 취하게 된다. 사과성명을 발표하도록 하는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엔사와 북한군은 서해교전 직후인 2002년 8월6일 판문점에서 회담을 갖고 서해교전과 같은 무력충돌 재발 방지를 위해 문제를 대화로 풀어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검열단 수용땐 조사결과 부정하는 꼴

한편 북한이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에서 검열단 파견 방침을 밝혀 북한의 의도가 주목된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합조단이 북한의 검열단을 받아들일 경우 이는 합조단의 조사 결과 발표를 스스로 부정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북한이 주장하는 검열단을 정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북한이 검열단 파견을 제안한 것은 자신들의 결백을 국제사회에 주장하면서 동시에 남측이 이를 거부할 경우 합조단의 주장이 날조임을 선전할 수 있는 명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면전환, 물타기로 활용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오이석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2010-05-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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