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대응’ 속도조절…中 설득부터

‘안보리 대응’ 속도조절…中 설득부터

입력 2010-05-21 00:00
수정 2010-05-2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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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회부절차 착수할 듯…중.러시아 입장이 변수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 따라 ‘안보리 대응’ 수순에 들어간 정부가 속도조절 모드를 보이고 있다.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가져간다는 큰 틀의 방향은 서있지만 이를 외교적으로 풀어나가려면 ‘돌다리 두드리고 건너듯’ 고도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포토]천안함 ‘北소행’ 결정적 증거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오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우리가 대응하는 모든 조치사항도 한치의 실수가 없고 매우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고,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오전 주요 간부회의에서 ‘조심스럽고 정교한 어프로치’를 거듭 강조했다.

 정부가 구상하는 안보리 대응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대응조치를 끌어내는 것이 목표점이다.그러나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입증하는 것과 이를 국제적 논의의 장으로 끌고가 대북 제재조치를 도출해내는 것은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다.

 복잡한 이해관계와 수싸움이 작용하는 국제 외교무대의 현실상 대북 대응조치를 끌어내는 것은 ‘지난한 작업’이 될 공산이 높다는게 소식통들의 지적이다.섣불리 안보리로 사건을 가져갔다가 국민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 경우 외교적 후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특히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면서 북한과 우호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이 중대한 변수다.

 북한의 소행임을 입증하는 결정적 물증이 제시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강경여론이 강하게 조성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여전히 소극적 기류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로서는 천안함 사건의 안보리 회부에 앞서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고 국제사회의 여론을 조성하는 식의 ‘사전정지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 중국 설득이 앞으로 주목해야할 포인트다.정부로서는 가용한 양자 외교채널과 우방과의 공동전선,국제사회의 여론조성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중국을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달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이 갖는 의미가 매우 커지고 있다.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다자외교 공간으로서 중국을 설득하고 압박할 수 있는 효율적 무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특히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양자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중국을 상대로 최고위급 설득작업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24∼2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경제전략대화는 미국이 대중 설득에 가세한다는 측면에서 주목할 대목이다.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카운터파트인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에게 중국의 ’책임있는 역할‘을 촉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여론조성도 중국을 움직이게 만드는 변수다.정부는 주요 공관을 통해 해당국 정부를 상대로 안보리 회부와 대북 대응조치의 필요성을 적극 설명하고 협조를 끌어내기 위한 총력전을 펴고 있다.

 외교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전방위적 설득전이 전개될 경우 중.러의 입장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나오고 국제사회의 대북 강경기류가 높아지는 흐름이어서 중국과 러시아로서는 운신의 폭이 크게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정부로서는 이 같은 외교적 노력이 설령 대중 설득에 실패하더라도 안보리 회부를 위한 명분을 축적한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안보리 회부절차 착수시기는 이 같은 대중 설득작업이 일단락되는 내달 초.중순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여기에는 현재 안보리 무대에서 이란 핵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부상해있는 점이 감안되고 있다.

 문제는 안보리 회부 이후다.북한의 무력도발에 상응하는 강력한 대북 제재조치를 담은 결과물을 끌어내는게 한국 외교에 주어진 최대 과제다.현재 안보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강경한 조치는 결의안이고,그 다음 단계는 의장성명,그리고 가장 낮은 단계가 의장의 언론발표문이다.

 그러나 현재 중.러의 기류로 볼 때 결의안 도출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특히 지난 1,2차 핵실험때 나왔던 1718호와 1874호와 같은 새로운 대북 제재조치가 담긴 결의안을 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러의 동의를 얻기 어려운 새로운 형태의 제재결의보다는 북한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고 이미 시행되고 있는 1874호의 이행 강화를 확인하는 내용의 결의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안보리 조치의 목표치를 한단계 낮추고있는 셈이다.

 여기에는 1874호 자체가 매우 포괄적이고 강력한 제재라는 점과 중국이 1874호에 동의하고 있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하지만 중국이 대북 결의 움직임 자체에 반대할 가능성도 있어 결의안 도출을 낙관하기 어렵고 그보다 낮은 의장 성명을 추진하더라도 ’물타기‘를 시도할 개연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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