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주 남아공 한국 대사
지난달 11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주재하는 북한 대사가 남한 대사를 협박한 전대미문의 사건에 대해 당사자인 김한수 주 남아공 한국 대사가 1일 서울신문에 당시의 당황스러웠던 심경을 털어놨다.
→당시 상황을 말해 달라.
-월드컵 개막전 전반전이 끝난 뒤 화장실에 가서 일을 보고 막 나가려던 참이었다. 누군가 뒤에서 내 한쪽 팔을 꽉 움켜쥐길래 깜짝 놀라서 돌아보니 북한의 안희정 대사였다.
→뭐라고 하던가.
-보도에 나온 그대로다. <서울신문 7월1일자 보도>
→대꾸했나.
-그럴 분위기가 아니었다. 화장실에 다른 사람도 많고 그래서 그냥 먼저 나왔다.
→안 대사가 험악한 얼굴을 하고 있었나.
-선글라스를 끼고 있더라. 표정을 볼 수 없었다.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협박이었나.
-그렇다고 본다.
→왜 그랬다고 보나.
-내가 남아공 정부를 상대로 천안함 외교를 한 데 대한 개인적 불만일 수도 있고, 아니면 평양의 지시에 따른 것일 수도 있을 테고.
→그 사건 이후로 북측과 다른 접촉은 없었나.
-기회가 되면 차분하게 대화하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가 없어 안타깝다. 북한 대사는 평소 외부행사에 잘 안 나타난다. 얼마전 부임한 러시아 대사가 남아공에 북한 대사관이 있는지 나한테 물어볼 정도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010-07-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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