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 ‘北 도발땐 응징’ 의지 분명히… ‘중국 달래기’ 과제로

[한미 연합훈련] ‘北 도발땐 응징’ 의지 분명히… ‘중국 달래기’ 과제로

입력 2010-07-29 00:00
수정 2010-07-2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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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본 한·미 연합훈련의 성과와 과제

천안함 사태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을 띤 사상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훈련 ‘불굴의 의지’가 28일 끝났다.

미국 7함대 소속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를 비롯해 이지스 구축함, 핵잠수함, F-22(랩터) 전투기를 비롯한 한국형 구축함과 독도함, F-15K 등 양국의 최정예 전력이 참가한 가운데 실시돼 국제적인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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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의 C-130 허큘리스 수송기(가운데 비행기)가 F/A-18A/C 호넷과 A/V-8B 해리어의 엄호를 받으며 핵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 위로 날아가고 있다. 미 해군 제공
미 해군의 C-130 허큘리스 수송기(가운데 비행기)가 F/A-18A/C 호넷과 A/V-8B 해리어의 엄호를 받으며 핵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 위로 날아가고 있다.
미 해군 제공
이번 훈련은 북한의 추가도발 억제를 위한 ‘경고’의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했지만 천안함 사태에 대한 ‘응징’의 메시지는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은 “이번 한·미 연합훈련은 그 자체로 매우 의미가 있었다.”면서 “북한에 한·미 군사동맹의 견고함을 알려 추가도발시 우리가 응징할 수 있는 위력의 정도를 알려준 경고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그러나 “천안함을 공격한 북한에 무력시위를 통해 ‘응징’이란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는 부족했다.”면서 “북한이 도발한 지역, 북한의 코앞인 서해에서 했다면 ‘응징’의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장도 “북한에 추가 도발 시 군사적으로 굴복시키겠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했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한·미 양국의 군사적 결의를 보여준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도 “북한이 영해내에 있는 천안함을 공격하고 군사적 도발에 따른 대응이 없을 것이란 판단을 했었을 것”이라면서 “한·미가 강력한 억제력을 보여줌으로서 북한에 강한 압박을 가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거들었다

이번 훈련의 실시로 한국과 미국, 북한과 중국의 대립구도를 다시 확인했다는 점에서 신(新) 냉전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 이사장은 “중국은 해역 변경으로 체면을 세운 셈”이라면서 “훈련 해역의 이동은 결과적으로 서해에 대한 중국의 배타적 영향력을 키워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미국의 동맹이 강화된 만큼 북한과 중국의 동맹이 강화됐지만 중국의 입장에서 한국에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준 것은 한·중 경제 관계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 센터장도 “중국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북한이 보복성전을 말하는 것 자체가 우리에겐 득(得)이 된 것”이라면서 “북한이 도발할 경우 한·미 동맹이 강화되고 그들을 더욱 압박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훈련은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반발을 비롯한 일본, 러시아의 입장은 그동안 잊고 지내던 동북아 상황을 일깨워 준 것일 뿐”이라면서 “이해관계에 따른 전략적 지형이 나타난 것으로 훈련의 부작용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중국에도 미국과 한국의 동맹이 단지 한반도 방위용이 아니란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 김경식 작전참모부장은 “사상 최대 한·미 연합훈련 ‘불굴의 의지’를 통해 유사시(북한의 추가도발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켰으며 우리 작전해역에서 한·미 연합작전의 전투력을 한단계 격상시킨 계기가 됐다.”면서 “연합훈련으로 얻은 성과가 많다.”고 자평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2010-07-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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