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협력사무국 맞서 안보·동맹 이슈 협조 강화
미국이 한·미·일 3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식 협력채널 구축을 제안, 3국이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측의 제안은 한·중·일이 지난해 3국 협력사무국을 만드는 등 동북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협의가 진전될 경우 한·미·일 3국 협력사무국 개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30일 복수의 정부·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이 한·미·일 간 북핵 등 안보, 동맹 이슈 등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3국 외교당국 간 협의 채널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관련국들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미측의 제안으로 어떤 방식으로 채널을 구축, 운영할지 협의 중인데 주미한국대사관과 주미일본대사관 관계자들이 미 국무부와 협의하는 방식이 유력하다.”며 “단계를 밟는다면 워싱턴을 중심으로 채널을 구축한 뒤 사이버사무국, 상설 협력사무국 개설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당국자는 “현재는 주미대사관 등을 통해 3국 간 협의 중인데, 공식 채널이 구축되면 미 국무부에 파견된 한국·일본 외교관 등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사무국 개설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서울에서 문을 연 한·중·일 협력사무국도 3국 정상회담에서 개설이 합의된 뒤 사이버사무국 등을 거쳐 4년 만에 문을 열었다. 따라서 한·미·일 협력사무국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문을 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3국 협력채널 제안에 특히 일본이 큰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미국은 한·중·일 사무국이 생기면서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자 이를 견제하려 하고, 일본도 중국의 부상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상황에서 미측이 한·미·일 3국 채널을 제안하자 크게 호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한·미·일 간 협력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한·일 관계 등을 고려하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당국자는 “한·중·일은 경제·통상 위주의 다양한 협력인 데 비해 한·미·일은 정치·안보적 협력이기 때문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한·일 간 독도·과거사 문제가 불거지면 한·미·일 협력을 추진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양국 관계가 3국 협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12-01-3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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