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국 용사 영원히 잊지 않겠다”
‘6·25 전쟁 참전국, 영원히 잊지 않는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는 국가라도, 한순간 친근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다. 6·25 전쟁에 파병했거나 의료 지원을 해준 참전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느 나라보다 가까운 감정을 갖게 된다. 이들 나라를 잊지 않고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기 위한 이른바 ‘보훈 외교’가 활발하다. 그러나 국방부와 국가보훈처, 외교통상부 등 관련 부처 간 협업 강화와 함께, 체계적인 활동을 통한 국가 이미지 제고가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새 보금자리’ 얻고 감격의 경례
21일 제주도 제주시 노형동 김여준(왼쪽 첫번째) 옹의 자택에서 열린 ‘6·25 참전용사 나라사랑 보금자리 준공식’에서 김 옹과 김상기(가운데) 육군참모총장, 김 옹의 부인 박명자(오른쪽 첫번째)씨가 육군의 지원으로 새로 고쳐진 집을 살펴보고 있다. 김 옹은 1950년 9월 국군 11사단에 입대, 강원도 철원 지역 전투 등에 참여하고 지난 1954년 12월 만기 일등중사로 전역했다.
제주 연합뉴스
21일 제주도 제주시 노형동 김여준(왼쪽 첫번째) 옹의 자택에서 열린 ‘6·25 참전용사 나라사랑 보금자리 준공식’에서 김 옹과 김상기(가운데) 육군참모총장, 김 옹의 부인 박명자(오른쪽 첫번째)씨가 육군의 지원으로 새로 고쳐진 집을 살펴보고 있다. 김 옹은 1950년 9월 국군 11사단에 입대, 강원도 철원 지역 전투 등에 참여하고 지난 1954년 12월 만기 일등중사로 전역했다.
제주 연합뉴스
이스라엘에서도 보훈 외교의 꽃이 피고 있다. 이스라엘은 참전국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마영삼 전 주 이스라엘 대사가 2008년 유대인이 연합군 일원으로 참전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착안, 이들을 수소문한 결과 약 4000명의 유대인이 6·25 전쟁에 참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 대사는 “유대인들은 나이가 들면 이스라엘로 돌아와 여생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 언론 등을 통해 참전 용사를 찾아 나섰고, 지금까지 25명을 찾았다.”며 “2009년부터 매년 주 이스라엘 대사관저에서 이들을 초청해 ‘평화의 사도’ 메달 수여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 1차 메달 수여식에서 80대 한 노병은 가족들과 함께 ‘아리랑’을 부르며 영광스러운 순간을 만끽했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올해도 오는 25일 주이스라엘 대사관저에서 기념 행사를 열어 유대인 참전 용사 4명에게 상패를 수여할 계획”이라며 “참전국 외교단 및 무관단, 가족 등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4월 올해 1차 참전 용사 재방한 행사로 캐나다와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4개국 참전 용사와 가족 200여명을 초청했다. 이들 가운데 6·25 전쟁에 참전했던 캐나다인 아치볼드 허시의 딸이 아버지 유골을 들고 방한, 같이 참전했던 큰아버지 조지프 허시가 묻힌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았다. 60년 만에 이뤄진 캐나다 형제의 유해 상봉으로 캐나다 정부가 감사 편지를 보내오는 등 양국 간 우호 증진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국가보훈처는 1979년부터 매년 참전 용사와 가족을 초청, 그들의 헌신과 희생에 감사하는 기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4회에 걸쳐 700여명을 초청하는 등 지금까지 2만 9000여명이 방한했다. 보훈처는 또 참전국과의 인사 교류, 참전 용사 후손 장학금 지원 등을 통해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한 한국의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보훈처 관계자는 “참전국과 우의를 두텁게 함으로써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도움받은 것을 기억하고 보답하는 나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12-06-22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