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중 현안 적극 대응… 日과는 교착 전망

대미·중 현안 적극 대응… 日과는 교착 전망

강병철 기자
입력 2017-05-11 00:16
수정 2017-05-11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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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10일 출범한 문재인 정부 앞에 놓인 외교 과제들은 어느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의 외교 현안을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에 따라 국정 성패에 대한 향후 국민들의 평가도 확연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코리아 패싱’ 논란 불식이 급선무다. 지난해 12월 이후 탄핵 국면에서 ‘정상외교’가 중단되면서 우리나라의 존재감은 희미해지고 주변국들이 한반도 정세를 뒤흔드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단 시간 내 미·일·중·러 정상들과의 소통 채널을 복구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스트롱맨’들 사이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야만 하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 동맹을 우리 외교의 기초로 삼는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방위 태세 확립과 북핵 해결을 위한 양국 공조는 큰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 청구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의지를 표명하고 북·미 대화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 ‘트럼프 리스크’가 고조된 상황이다. 정부는 빠른 시일 내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다음달쯤 개최되는 회담이 문재인 정부의 첫 외교 능력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중 관계도 만만치 않다. 문 대통령은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고 고위급 전략경제대화(SED)와 국방 당국 대화를 활성화하는 등 교류협력 증진을 공약했다. 하지만 사드 배치와 이에 대한 보복으로 금이 간 양국 관계를 단시간 내 복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공약한 ‘미세먼지 30% 절감’을 위해 중국과 협의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한·일 관계는 작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정권 초 일본에 냉랭했던 박근혜 정부는 2015년 11월 한·일 정상회담 재개를 계기로 빠른 속도로 관계를 회복했고 그해 12월 곧장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했다. 또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까지 일사천리로 처리하며 안보 협력도 강화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일본과 ‘성숙된 동반자 관계’ 발전을 공약하면서도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예고해 한동안 양국 관계는 고착 상태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오는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국 정상과 테이블을 마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 초기 주변국 외교 노선의 윤곽도 대체로 잡힐 것으로 보인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7-05-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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