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새달 정상회담] 반년 공백 깨고 ‘정상외교’ 본궤도… 사드·FTA 접점 찾을지 주목

[한·미 새달 정상회담] 반년 공백 깨고 ‘정상외교’ 본궤도… 사드·FTA 접점 찾을지 주목

강병철 기자
입력 2017-05-16 18:22
수정 2017-05-1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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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첫 한미 협의 안팎

당초 예상 깨고 진전된 대화…구체적 정책공조 방향도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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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으로 美정부 대표단 만나
이례적으로 美정부 대표단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방한 중인 미국 측 특사 매슈 포틴저(문 대통령 왼쪽)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 미국 정부 대표단과 만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6일 처음 이뤄진 한·미 고위 당국자 간 협의에서 양측이 정상회담 일정에 합의하면서 반년간 공백기에 있던 정상외교가 제 궤도에 오르게 됐다.

특히 양측이 이날 ‘올바른 여건이 이뤄지면 북한과의 대화가 가능하다’며 문재인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간 대북 정책의 접점을 모색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우리 정부의 주도권이 회복되는 ‘신호탄’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미는 첫 협의부터 상당히 진전된 수준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평가된다. 방한한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의 역할을 감안해 애초에는 정상회담 일정 조율 외에 북한 도발에 대한 정보교환 정도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양측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라는 공동 목표를 확인하고 제재·대화 동원, 조건에 따른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 등 구체적인 정책 공조의 방향까지 합의했다. 아직 외교부·통일부 장관 등 내각 인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 청와대 차원에서 속도감 있게 한·미 관계 및 대북 정책의 틀을 정리해 나가는 모양새다.

양측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합의한 부분은 특히 이목을 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최대의 압박과 관여’로 요약되는 대북 정책 기조를 발표하며 “협상의 문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군사적 압박을 이어 갔고 여전히 동해상에서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남북 교류·협력 재개가 원만히 추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한·미가 제재를 이행하면서도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향후 정부의 대북 정책 추진에도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정상회담 전까지는 정부가 독자적인 대북 정책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정상회담 개최 전에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단장으로 한 미국 특사단을 파견하고 구체적인 회담 의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원만한 회담 준비를 위해 외교안보 분야 인선도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 대북 정책의 확정 및 본격적인 추진도 그 이후에 이뤄질 공산이 크다.

그러나 양국 정상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공감하더라도 국면 전환이 조속히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 한·미가 언급한 ‘올바른 여건’은 북한의 도발 중지 및 한반도 긴장 완화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은 지난 14일에도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를 발사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포틴저 선임보좌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정규 차관보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현재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비춰 봤을 때 올바른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음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또 정상회담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예민한 양국 현안을 두고 이견이 불거질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날 협의에서도 양측은 사드 배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비핵화가 없는 상황에는 남북 정상회담도 성과를 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설익은 행동은 도움이 안 된다”면서 “한·미 정상회담도 이견보다는 동맹을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7-05-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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