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m 상공서 수도권·강원·충청 정찰
‘드래건 레이디’ 美 정찰기 U2S
민간항공 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이른바 ‘드래건 레이디’로 불리는 미 공군 정찰기 U2S가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시험발사한 이틀 후인 지난달 30일 수도권과 강원·충청 등 한반도 상공 5만 피트(약 1만 5240m)를 비행하며 작전을 수행했다. 사진은 2017년 U2S가 경기 평택 오산공군기지에서 이륙 준비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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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초대형 방사포’ 정확도는 미지수”
이동식 발사대 ‘떨림’ 현상 극복 못해
북한이 지난달 28일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직후 일명 ‘드래건 레이디’로 불리는 미군 고고도 정찰기 U2S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대형 방사포 발사 이후 북한의 추가 군사 동향을 파악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일 민간 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U2S는 지난달 30일 한반도 상공 5만 피트(약 1만 5240m)를 비행하며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도, 충청도 상공에서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U2S는 일반적으로 휴전선 인근 20㎞ 고공에서 최대 7~8시간씩 비행하면서 북한 측 60~70㎞ 지역의 군 시설과 장비, 병력 움직임을 촬영하고 유무선 통신을 감청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고도에서 비행하지만 고해상도 카메라를 갖춰 1만m 고도에서도 7m 크기까지 판별이 가능한 사진을 연속 촬영할 만큼 감시 능력이 뛰어나다.
U2S의 한반도 상공 비행은 초대형 방사포 발사 이후 북한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과 더불어 이례적으로 항적을 노출했다는 점에서 대북 견제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북한의 방사포 발사 직전 미군의 EP3E, E8C, ‘리벳 조인트’ RC135V 등도 한반도 상공을 연이어 비행하는 등 미국은 최근 대북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이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 두 발이 30초 간격을 기록하면서 연속 발사 능력이 크게 진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동식 발사대(TEL)의 ‘떨림’ 현상은 극복하지 못해 정확도 면에서 검증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초대형 방사포가 지금까지 비행장 등 평탄한 지역에서 이뤄진 점으로 미뤄 야지(野地)에서의 운용 능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번 발사도 지면이 평탄한 연포비행장에서 실시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발사에서의 떨림 현상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최대 500㎜에 달하는 방사포 직경에 비해 발사대가 작아 방사포의 중량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발사관이 4개인데도 두 발밖에 발사하지 않은 것도 정확도와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방사포가 탄도미사일과 같이 유도 능력을 탑재하고 있어 발사대가 흔들리면서 각도가 틀어져도 목표물 타격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19-12-02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