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 피해자와 미군 유족 ‘치유·위로’의 만남

노근리 피해자와 미군 유족 ‘치유·위로’의 만남

남인우 기자
남인우 기자
입력 2020-11-10 20:46
업데이트 2020-11-11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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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70주년 행사 전쟁 피해자 참석
“한반도·세계 평화 위해 힘 합하자”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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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의 한국전쟁 피해자들이 10일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평화공원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만남 행사를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미 양국의 한국전쟁 피해자들이 10일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평화공원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만남 행사를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쟁은 모든 이들에게 재앙입니다. 우리의 만남이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기틀이 됐으면 합니다.”

한국전쟁의 비극인 노근리사건이 발생한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평화공원에서 10일 한미 양국의 전쟁 피해자들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노근리사건 7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노근리사건으로 가족 3명을 잃은 양해찬(77) 희생자유족회장과 1950년 8월 낙동강 전투 중 실종된 미군 장교의 딸 조르자 레이번(73) 등 6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미 간 우호증진을 기원하며 양국 국기가 새겨진 배지를 달아 준 뒤 부둥켜안고 서로 상처와 아픔을 위로했다. 레이번은 노근리 유족들을 위해 써 온 편지를 읽으며 울먹였다. 그는 “노근리 사건은 너무 끔찍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라면서 “한국전쟁과 노근리사건의 교훈을 계승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근리재단 정구도(65) 이사장은 “우리는 모두 전쟁의 아픔을 다시 겪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함께하며 평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해 힘을 합하자”고 당부했다.

노근리사건은 1950년 7월 26일 북한군 공격에 밀려 후퇴하던 미군이 노근리의 피난민들을 공격해 2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슬픈 역사다. 당시 미군은 피난민 대열에 북한군이 숨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 사진 영동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2020-11-1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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